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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코올 중독·정신병원…무절제 끝에서 그린 ‘생의 의지’

  • 기사입력 2017-01-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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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브 슈바이처 2년간의 입원생활 기록
자조·두려움·환희등 단순한 색으로 표현
4년간 금주생활 식초섞인 음식도 안먹어
국내 첫 개인전 스페이스비엠서 한달간

하얀 드로잉북은 병원에 갇힌 작가에겐 유일한 탈출구였을게다. 벨기에 출신 작가 데이브 슈바이처(DAve SChweitzerㆍ46)가 알코올 중독 치료시절 재활병원에서 그린 그림을 시리즈로 묶어 관객들에게 처음 선보인다.

서울 용산구 스페이스비엠은 1월 13일부터 2월 19일까지 데이브 슈바이처의 한국 첫 개인전 ‘정신병원에서 드로잉’을 개최한다. 전시에는 54점의 드로잉이 걸렸다. 


데이브 슈바이처는 2001년 개념작업인 ‘포지티브(positive)’시리즈로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킨 작가다.

포지티브 시리즈는 HIV(결핍 바이러스) 감염자들의 피와 작가 본인의 피로 제작한 작업으로, HIV 감염자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고발하는 성격이 강한 작품이다.

양성애자이기도 한 작가는 주변 HIV감염자들의 고통이 육체적 고통보다는 사회의 편견에서 비롯된 정신적 고통이라는 점에 방점을 찍고, HIV감염자 피로 제작한 작품 14점과 자신의 피로 제작한 작품 15점을 섞어 전시했다. 각각의 페인팅이 감염된 피로 그려진 것인지 아닌지 구별되지 않듯이 인간에 내재된 아름다움은 편견을 깼을 때 보이는 점이라는 것을 역설한 것이다.

젊은 나이에 포지티브 시리즈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작가는 ‘절제’를 잃고 무분별한 생활에 빠져든다. 알코올과 마약에 의존해 생활했던 그는 죽음의 경계까지 가는 지경에 이른다. 주변인과 가족의 도움으로 재활을 결심, 자발적 정신병원 입원을 감행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시리즈는 작가가 2012년부터 2년간 4번의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던 시기, 외로움과 싸워야 했던 그 시간의 기록이다. 개념주의 작업을 열정적으로 진행했던 바깥에서 생활과 달리 병원에서 그의 손에 쥐어진건 아크릴 물감, 물, 붓, 펜, 작은 드로잉북이 전부였다.

손바닥만한 종이에 순간순간 느끼는 겪한 감정을 쏟아붓고 나면 “마음이 편안해졌다”는 작가는 “정말 힘든 시기였지만 그림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작업환경의 한계로 작품은 대부분 크기가 작다. 그러나 그 안에 스민 작가의 감성은 폭발적 에너지를 응축하고 있다. 입원과 퇴원 그리고 재입원을 반복하면서 겪은 수치심과 실패에대한 자조, 두려움, 환희 등 다양한 감정이 빨강과 파랑, 검정등 단순한 색으로 표현됐다. 난해한 현대 추상작업처럼 보이지만 작품 앞에서면 작가가 작품을 그릴 당시의 감정이 어땠을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슬픔은 친구를 필요로 한다’는 작품엔 스케치북에 생채기가 난듯 붉은 피가 맺혔다.

작품 한 귀퉁이에 작게 자리잡은 서명은 알코올중독자에게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손떨림이 고스란하다. 병원에 막 입원했을 당시, 오로지 혼자만의 힘으로 외로움과 싸워야했던 작가의 내면이 그대로 드러난다.

데이브 슈바이처는 이제 4년의 금주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다시 중독으로 빠져들까 무서워 식초가 섞인 음식도 먹지 않는다.

오는 11월에는 엘튼존이 매년 개최하는 갈라 파티에 전시가 예정돼 있다. 2001년 그에게 화려한 명성을 가져다 준 포지티브 시리즈를 발전시킨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를 개최한 스페이스비엠 관계자는 “데이브 슈바이처의 작품엔 생사의 고비를 겪으며 느낀 강한 감정과 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의지,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담담히 기록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은 한 개인의 생로병사와 삶에 대한 솔직한 기록이자 우리 모두의 고통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한편 데이브 슈바이처는 알버트 슈바이처와 장 폴 사르트르의 후손이기도 하다. 불안하면서도 아름다운 그의 작품에 내재된 예민함과 명민함은 사실 선조에게서 물려받은 것인지도 모르겠다. 예술가의 불안하고도 처연한 정신세계를 만나고 싶다면 한번쯤 들러봐도 좋겠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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