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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루미늄호일을 돌처럼 묵직하게… 스마트폰 세대에 맞춘 ‘조각적 시도’
두산갤러리 ‘큐레이터워크샵’ 기획전
컴퓨터 모니터나 스마트폰 화면 등 2차원적 시각문화에 익숙한 젊은세대 작가들에게 ‘조각’이란 무엇일까. 3차원 공간에서 덩어리 형태로 존재하는 작업인 ‘조각’의 의미를 짚어보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종로구 두산갤러리는 ‘사물들:조각적 시도(Things: Sculptural Practice)’전을 연다. 문이삭, 조재영, 최고은, 황수연 등 4명의 30대 초중반 작가들이 ‘사물들’과 ‘조각적 시도’를 탐구한다. 이번 전시는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의 결과물로 김수정, 최정윤, 추성아 3인의 기획자가 지난 1년간 전문가들을 초청해 강의, 워크숍, 세미나 등을 진행하고 현대 미술이론과 현장을 연구한 후 그 결과 보고전 형식으로 공동기획해 선보인다. 

문이삭, 손1, 2016, 아이소핑크, 에폭시, 안료, 각각40×25×25cm.

‘두산 큐레이터 워크샵’은 지난 2011년부터 두산갤러리가 한국 현대미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신진 큐레이터를 발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매년 한국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 중 만 40세 이하의 최소 2년 이상 전시기획이나 진행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큐레이터를 공모를 통해 선정한다.

이번 전시에서 기획자들은 네명의 작가에게 형태에 가장 기초적인 탐구에서 출발해 각기 다른 감각을 수단으로 인식하기를 요청했다. 젊은 작가들은 전통적 조각에 사용하는 돌과 같은 무거운 조각 재료 대신 다양한 재료를 사용했고, 손으로 파내거나 끌로 조각하는 데 그치지 않고 3D프린터로 제작하는 등 새로운 시도도 나타났다.

그렇게 탄생한 작품은 일반인들이 익히 알고 있는 조각의 형태와는 다른 모습을 띈다. 한없이 가벼운 알루미늄호일이 돌처럼 묵직한 겉모습을 띄는가하면(황수연), 3D제작 프로그램인 ‘뷰포트’를 활용해 투박한 형태의 이지러진 손이 탄생하기도 했다(문이삭). 조각이 빈 공간을 채우는 역할을 했다는데 착안, 이를 반대로 구현해 ‘텅 빈 조각’을 제작하거나(조재영), 사물의 이면에서 인공적 아름다움을 역으로 드러내기도(최고은) 한다.

이런 시도들은 덩어리를 표방한 조각이 갖는 껍데기에 대한 탐구에서 시작됐다는게 기획자들의 설명이다. 전통적 조각에 대한 저항도, 혹은 그를 뛰어넘는 무언가 새로운 조각의 정의를 제시하는 것도 아니지만 스마트폰 세대에 가장 적합한 방식의 조각적 시도인 셈이다.

전시는 2월18일까지로,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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