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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사 대표들, ‘그래도 희망’을 쏘다
[헤럴드경제=홍석희(부산 해운대) 기자] ‘바닥’은 더 떨어질 곳이 없을 때 쓰는 표현이다. 공시 위반을 우려해 수주 목표를 낮춰 잡아야할만큼 지난해 극심한 수주난을 겪었던 조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한자리에 모여 ‘조선업 바닥론’을 제시했다. ‘마른 수건을 짜자’는 구호도 등장했다. 준비하고 노력하고 노사가 힘을 모으면 헤쳐나가지 못할 것이 없다는 ‘희망론’과 함께 나왔다.

12일 오후 부산 해운대 누리마루 ‘에이펙(APEC) 하우스’에서 열린 ‘조선해양인 신년인사회’는 과거보다 규모가 커졌다. 통상 회사 전무이상 임원급들이 자리하는 행사에 조선사 대표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급이 높아진 것이다. 이날 행사 규모가 커진 것은 지난해 ‘조선해양의 날’ 행사 취소로 이뤄지지 못했던 정부 포상 등이 이날 이뤄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회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인사말에서 발주 하락과 선박 공급과잉 지속 등 경영 환경 어려움을 설명한 뒤 “긴 터널 속에서는 앞이 보이지 않지만, 터널의 끝은 있기 마련이다. 노력에 따라 터널을 빠져 나가는 시간의 길이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조선 빅3’ 사장단의 올해 업황 전망을 종합하면 ‘지난해보다는 낫다’로 요약된다. 2016년 전세계 발주량(1082만CGT)은 지난 10년 평균 한국 조선사들의 건조량(1150만CGT)보다 더 적었다. 발주량은 적어졌으나 이를 중국과 일본, 한국이 나눠 선박을 건조했으니 경영 환경 악화는 ‘극악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빅3 CEO는 올해 수주목표도 이날 처음 공개했다. 통상은 시무식 때 공개됐으나 올해는 공개되지 않았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 이상’으로 제시했고, 삼성중공업은 60억달러, 대우조선해양도 60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현대중공업 강환구 사장은 올해 첫 수주가 임박했음을 알렸다. 강 사장은 “올해 첫 수주는 1월 중으로 될 것이다. 구체적인 수주 목표를 숫자로 알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은 수주 목표를 53억달러로 낮춘다고 공시한 바 있다. 강 사장은 업황 전망에 대해서도 “지난해보다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흥이난 측은 삼성중공업 측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5일 1조5000억(12억7000만달러)원 규모의 해양플랜트(매드독2 프로젝트) 수주로 올해 첫 수주 테이프를 끊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해 수주목표를 ‘60억달러’라고 말한 뒤 “작년 수주목표보다는 더 높게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수주가 확정적인 것으로 알려진 ENI사의 모잠비크 코랄 FLNG 계약 체결 시점은 3월께라고 설명했다.

대우조선해양은 1년 가까이 끌어온 소난골 드릴십 인도 지연이 조만간 해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를 가져다 쓰겠다는 측(운용회사)을 찾아 협상이 진행중이고 타결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전한 것이다. 이성근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운용회사가 소난골 측과 만남을 준비 중이고 협상은 상당히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올해 수주 목표를 상선 30억달러, 해양 20억달러, 특수선 10억달러 등 모두 60억 달러라고 제시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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