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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업, 수주 가뭄에 올해도 ‘난항’… 방향키 ‘유가’로 돌릴까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올해도 조선업이 수주 절벽을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관련 주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새해 벽두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 수주 소식을 알려왔지만, 불황이 쉽게 걷히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코스콤에 따르면, 1월들어 현대중공업(-4.12%)과 현대미포조선(-2.53%) 주가가 맥을 못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이 건조 중인 대형 부유식 FPU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한때 세계 1위 조선사였던 현대중공업은 올해 매출 목표를 14조9561억원으로 잡으며, 후진을 택했다. 이는 10년 전인 2007년 매출액(15조530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지난해 초 세운 매출목표(21조6396억원)에서 30% 쪼그라든 액수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업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말 한국의 수주잔량은 1989만893CGT(표준환산톤수)로 일본(2006만4685CGT)에 17년만에 처음 추월당했다. 전세계 1위 중국(3060만4899CGT)에 밀린지는 오래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 수주 실적도 지난 2013년 543억 달러에서 지난해 11월 말 91억 달러까지 급감했다.

설상가상으로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조선업계의 수주성과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경우 상반기 정기 평가에서 조선사들의 신용등급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유가, 철광석 등 주변 변수들의 호전에도 불구하고 조선시장 불황은 올해 1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향후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고, 조선사들의 수주잔고 부족으로 선주들이 발주를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선업 구조조정도 가속화 되고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지난 2016년까지 세계 조선사 수는 약 400여개로 57% 이상 감소했고, 생산능력은 약 40% 이상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올해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면서 세계 조선사 수는 약 350여개, 생산능력은 약 50% 수준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수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주변 영업환경은 개선 중이라며 특히 유가 급등을 돌파구로 꼽았다.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회원국의 원유 감산 합의로 유가가 급등하면서, 조선업 관련 주가도 함께 뛰었다. 유가 상승은 조선, 해양/육상 플랜트 투자 확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가가 50달러대에 안착할 경우 해양플랜트 사업이 다시 활기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유가 상승이 답이 될 수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성 연구원은 “경기 및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유가와 강재가격 상승이 전방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후행할 전망”이라며 “철강사들의 후판가격 인상의지는 강하지만 수요부족으로 단기 인상은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장조선 4사(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합산 매출액은 44조 3022억원으로 전년대비 20.3% 감소, 영업이익은 1조5018억원으로 전년대비 8.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조선업종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실적에 영향을 주는 부분도 수주인데, 수주 회복 기대 시점은 2018년 하반기 이후로 옮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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