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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대상 김종민, 대중 ‘위’가 아닌 대중 ‘밑’에 있어 좋다
[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 기자] 2016 KBS 연예대상 시상식에서 김종민이 대상을 안았다. SBS 연예대상은 신동엽이 1991년 SBS 특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지 26년만에 대상을 받았다.

이중에서 김종민의 대상 수상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메인 MC가 아닌 일개(?) 멤버라는 점이다.



그동안 방송 3사의 연예대상은 주로 유재석 강호동 이경규 등 토크쇼와 버라이어티를 이끄는 메인 MC들이 받아왔다. 이들을 1인자로 부르기도 했다. 그러다 사이사이 해당연도에 유난히 존재감을 부각시킨 탁재훈 이휘재 김병만 김준호 등이 받기도 했다.

김종민은 이들 두 가지 케이스와도 다르다. 성실하고 꾸준하게 예능에서 웃음을 주고 받쳐주는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김종민의 대상 수상을 두고 “보통 사람과 보통 연예인을 대표해서 받은 것이고, 힘들고 남들이 싫어하는 역할만 맡아서 하더니 정말 뜻깊은 대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종민은 여행 예능 ‘1박2일’ 멤버중 유일하게 시즌1~3까지 출연하며 1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대중 위에 있지 않고 대중 밑에 있다. 남에게 웃음을 주지만 자신은 낮춘다. ‘1박2일’에서 김종민의 캐릭터는 어리바리한 사람이며 ‘신바’, 즉 ‘신나는 바보’다. 사람들은 기대가 한껏 낮춰진 ‘신바’ 캐릭터를 부담 없고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다.

하지만 김종민이 어리바리함 하나로는 예능을 10년이나 이어올 수는 없다. 하얼빈에서 안중근 의사 관련 퀴즈를 거의 다 맞혀 ‘역사왕’에 등극한 것은 한마디로 반전이다. 평소 역사강의 동영상을 열심히 시청한다고 했다. 최근 ‘1박2일’ 김종민 특집에서는 김종민의 역사퀴즈왕 컨셉에 몰래카메라 형식을 더해 재미를 주기도 했다.

그렇게 김종민은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변주해 조금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무식한 것 같은데, 어떨 때는 무식을 연기하는 것 같다는 것. 진짜 바보인 줄 알았는데 가짜 바보임이 느껴질 때 그의 캐릭터 묘미가 살아나기도 했다.

심지어 ‘1박2일’ PD도 “김종민 씨가 바보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천재적인 바보라고 생각한다. 바보 역할을 너무나 천재적으로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종민은 공익근무 소집해제 되는 날 ‘1박2일’에 복귀했지만1년반 이상 적응하지 못했다. 당시 나영석 PD가 “말 좀 해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김종민은 예능 마라톤 게임에서 결국 살아남았다. 예능은 살아남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

김종민은 한결같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인사하며 사람을 반기는 모습이 똑같다. 웃음을 주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존심을 죽이고, 자신을 희생할 줄도 안다. 그는 항상 “재능도 부족하고 말주변도 없다”고 말한다.

올해는 KBS가 크게 빛나지는 않지만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김종민의 가치를 대상으로 인정했줬다. 그의 가치는 충분히 조명받을 만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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