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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래시간 30분 연장 5개월…효과 ‘신통찮네’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거래대금 증가’는 국내 증시가 올 한해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을 전망이다.

유가증권(코스피)ㆍ코스닥시장은 지난 8월부터 주식 매매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한 데 따른 유동성 증가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 같은 효과는 5개월이 다 되도록 감감무소식이다.

오히려 거래대금은 거꾸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거래시간 연장의 실효성도 재차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식 매매거래시간이 30분 연장된 지난 8월부터 이달 16일까지 코스피ㆍ코스닥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각각 4조3299억원, 3조1845억원으로 집계됐다.

월별로 보면 지난 9월 각 시장별로 4조5463억원, 3조553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해, 이달 들어선 각각 3조원과 2조원대로 내려앉았다. 전반적으로는 거래시간을 연장하기 이전인 1~7월 평균치(4조7102억원, 3조5328억원)를 한참 밑돌았다.

당초 거래소가 증시 활성화 대책의 하나로 ‘거래시간 연장’이라는 카드를 빼들면서 내놨던 전망과는 반대로 가는 흐름이다.

앞서 거래소는 거래시간 30분 연장으로 거래대금이 최소 3%에서 최대 8%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평균 거래대금으로 환산하면 2600억원~6800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또한 제도변경 이후의 ‘단기적인 효과’로 분석됐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시점에서는 거래시간 연장에 따른 별다른 기대를 갖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거래시간 연장의 덕을 볼 것으로 예상됐던 증권사도 울상이다. 18개 상장 증권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6438억원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 증가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두자릿수에 달하는 증권사만 7개사였다.

무엇보다도 거래대금 감소는 증권사의 수수료 수익에 영향을 미치면서 실적 개선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시장의 흥행 부진, 채권 수익률 하락 등도 맞물리면서 증권사의 4분기 실적도 큰 반전은 없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전문가들은 애초부터 단순히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늘리는 시간 조정 방식은 한계가 있었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한 증권사의 연구원은 “거래대금 증가는 경기가 얼마나 호조를 보이느냐, 상장사가 얼마나 내실을 다지고 있느냐의 문제지 시간에 대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전에도 시간이 없어서 투자자들이 투자를 못 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증시 활성화를 위한 중장기과제로 또다시 거래시간을 추가로 30분 연장하는 안이 거론돼 논란이 일고 있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지난 10월 취임 일성으로 거래시간 30분 추가 연장 의사를 밝혔지만 이어진 취임 기자간담회에서는 충분한 의사수렴 과정을 거치겠다고 한발 물러선 상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래시간 연장이 거래대금 증가와 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이 드러난 데다가, 증권가에선 마감시간이 30분 미뤄지면서 업무 시간만 더 늘어났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라며 “시장의 효율성 측면에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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