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간이면 몇몇 선수는 한해를 돌아보며 최소한 방향 재설정, 마음가짐의 대전환 정도의 과정은 거쳤을 것이고, 일부 선수들은 일찌감치 2017년 시즌을 준비하며 부족했던 것을 어느정도 갈고 닦았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은 휴식을 취하면서, 시상식에, 뒷풀이에, 스토브리그에 나서느라 다음 시즌 연습할 시간은 많지 않았을 것이다.
18일 중국 광저우의 사자후 골프장에서 끝난 2017년 시즌 개막전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은 그래서 ‘연습 같은 실전’이었다.
다만 연습량 보다 중요한 ‘평가ㆍ반성 & 마인드 전환기’ 33일 보냈다는 점을 감안해, 통계적으로는 의미가 거의 없는 1회 풍경만으로 성급하게나마 내년 포인트를 짚어본다. 다음 대회가 열리려면 두 달 넘게 남았으니 내년 2월말 선수들은 변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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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KLPGA 개막전 공동2위 임은빈 [KLPGA 제공] |
국가대표 출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2016시즌 큰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임은빈의 공동2위 등극은 눈에 띈다. 호주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성은정을 제압하기도 했던 유망주이다. 임은빈은 1,2,3라운드에 각각 73, 71, 68타를 기록, 일신 우일신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동5위에 오른 박성원은 올해 롯데칸타타에서의 깜짝 우승이 행운만은 아니었음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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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KLPGA 개막전 공동5위 박성원 [KLPGA 제공] |
리디아고 추격자, 제2의 김효주 등으로 불리는 세계 아마추어대회 금메달리스트 학산여고생 최혜진은 이번에도 공동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첫날 5오버파의 부진을 이틀연속 맹타로 뒤집었다.
2016년 다시 신인이 된 엄마골퍼 홍진주도 공동7위에 오르면서 물 오른 실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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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KLPGA 개막전 공동7위 홍진주 [KLPGA 제공] |
지난 시즌 상금랭킹 8위 김민선은 이번 대회 10위, 두 김지현과 신인왕 이정은6는 나란히 공동 18위, “내년 절대 강자를 꿈꾼다”고 공언했던 김해림(지난 시즌 상금랭킹 6위)은 공동 27위, 올해 상금랭킹 5위인 배선우는 공동30위로 선전했다. 이들은 모두 박성현이 떠난, 빈 왕좌를 노린다.
2016시즌 상금순위 20~30위권의 성적을 냈던 지한솔, 박소연, 하민송 등은 다소 부진했지만, 동계훈련 포인트를 좀더 구체적으로 찾아냈다.
윤슬아, 박유나, 홍란 등 서른즈음의 중고참들과 김지민, 최혜용, 변현민 등 20대 후반에 접어드는 선수들은 이번대회 ‘컷탈락’이라는 성적표를 골프인생의 새로운 이정표를 짜는 계기로 삼을 듯 하다. 이를테면 ▷체력 배양이냐, 경기 운영능력 강화냐 ▷도전정신의 끊임없는 추구냐, 안정감과 멘탈 관리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느냐 ▷기량 향상에 올인하느냐, 사랑과 결혼, 3040 인생좌표의 설정 등 자연스런 인간 성숙의 과정과 병행하느냐 등 단기전략에서 어차피 한 번 쯤은 해봐야 할 중장기 미래 구상으로 까지 확장할 수도 있겠다.
2016시즌 상금랭킹 10걸 중에는 3명만 출전했다. 2~4위 고진영, 장수연, 이승현과 톱10중 이민영, 조정민, 정희원이 빠졌고, 국대 출신 박민지, ‘신인왕’을 꿈꾼다는 김지은 등 주목받는 2017 루키들도 이번 대회엔 출전하지 않았다. 정상권에 머물다 2016시즌 차상위권으로 주춤한 이정민도 이번 대회 출전 대신 따로 트레이닝에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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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 KLPGA 개막전 우승 김효주 [KLPGA 제공] |
최상위권 네 자리중 1위, 공동2위, 4위를 김효주, 장하나, 펑샹샨(중국)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들이 차지한 점을 지켜보면서 박성현의 추가 진출에 의한 KLPGA 공동화(空洞化) 우려를 잠시 해본 것은 기자의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 맞다. 늘 KLPGA는 화수분처럼 스타를 배출해 ‘한국최고는 세계최고’라는 등식을 만들어왔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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