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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팹2프로, AR은 ‘신기’ 실용성은 ‘글쎄’
레노버, 구글SW ‘탱고’ 세계 첫 탑재

제품 뒷면에 특수카메라만 3개 장착

초고화질QHD·AR앱 등 프리미엄급

디자인·어중간한 가격, 선택 망설여져


커튼을 주문하기 전, 창문 크기를 재보려니 줄자가 없다. 스마트폰에서 ‘메저’ 앱을 켜고 카메라로 창문을 찍자, 자동으로 크기가 측정돼 나온다.

레노버의 증강현실(AR) 스마트폰 ‘팹2프로’가 있다면 가능한 일상이다. 

레노버가 세계 최초의 증강현실 스마트폰인 ‘팹2프로’를 지난 6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사진제공=한국레노버]

‘팹2프로’는 구글의 AR 소프트웨어인 ‘탱고’를 세계 최초로 탑재한 스마트폰(패블릿폰)이다. 제품 뒷면에는 공간의 깊이ㆍ심도ㆍ명암 등을 인지하는 특수 카메라 3개가 달려 있다. 따라서 실제 공간을 찍은 화면이나 찍고 있는 중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팹2프로에 기본 탑재된 AR 앱들만 가지고 놀아도 재미가 쏠쏠했다. ‘홀로’는 카메라 촬영 시 가상의 캐릭터를 합성해 기념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앱이다. 블로그나 소셜미디어를 즐겨 하는 이들이라면, 재미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수단이 될 수 있다. ‘AR 홈 디자이너’는 가상의 가구를 배치해 집을 꾸밀 수 있는 앱으로, 무거운 가구를 일일히 옮겨보지 않아도 돼 유용하다. 현실 공간에 공룡이나 가상의 애완견을 불러오는 앱은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AR 기능을 제외해도 팹2프로의 사양은 프리미엄폰 못지 않다. 초고화질 QHD(2560 X1440) 해상도 디스플레이에 퀄컴 스냅드래곤 652 프로세서, 4GB 램, 64GB 저장공간 등은 AR 기반의 다양한 앱들을 구동시키기에 충분하다. ‘돌비 오디오캡쳐 5.1’ 기술을 세계 최초로 탑재해 오디오 성능도 뛰어나다. 3개의 마이크와 스피커 덕분에 풍성하고 입체적인 음향을 녹음하거나 감상할 수 있었다. 4050mAh에 달하는 대용량 배터리도 보조 배터리가 필수인 기자에게 반가운 사양이었다.

하지만 투박한 디자인과 AR 콘텐츠 부족, 어중간한 가격대 등은 구입이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6.4인치 대화면도 AR 콘텐츠나 동영상을 즐기기엔 좋지만, 주머니에 넣어다니기엔 불편한 크기다. 묵직한 무게(259g) 역시 휴대하기에 부담스럽다. 160~170g 수준인 5인치대 스마트폰과 비교해 들어보면, 체감하는 차이가 크다. 뒷면의 ‘카툭튀’(카메라가 돌출된 것)는 덜하지만 AR 폰의 특성상 카메라 영역이 큰 점도 미관을 고려하면 아쉽다. ‘레노버’에 ‘탱고’ 로고까지 들어가 산만하다.

현재 팹2프로에서 이용할 수 있는 AR 콘텐츠는 30여 종 수준이다. 숫자도 적지만, 단순하게 설계된 앱은 금세 질리는 경향이 있었다. 일부 앱은 ‘(카메라가)아무 것도 감지하지 못했다’는 메시지와 함께 오류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제 막 AR 스마트폰이 출시된 만큼, AR 콘텐츠 활성화에는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당장 팹2프로는 일반 소비자보다는 교육용이나 기업간 거래(B2B) 시장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59만9000원으로, 온라인몰 지마켓에서 구입할 수 있다. 20~30만원대 저가폰 라인업이 다양해지다 보니, AR 기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면 지갑을 열기 망설여질 수 있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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