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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기억·망각이 빚어내는 송년음악회
시국이 흉흉한 요즘 공연계가 잔뜩 움츠러져 있다. 심리학자 매슬로우의 욕구 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권을 보장하는 문화를 누리는 것이 혹여 사치는 아닌가 싶을 정도다.

피라미드의 하위에 속해있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 등이 만족된 후에야 가장 상위에 놓인 자아실현의 욕구를 추구하는 것이 인간의 심리다. 하지만 세태의 비극에 아파만 하다 행복을 누릴 기회마저 놓칠 순 없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공연계는 언제나 그랬듯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기원하는 송년·제야음악회를 준비했으니, 잠시 한숨 거두고 눈길을 돌려보는 건 어떨까.

민심의 촛불이 일렁이는 광화문 한복판에 위치한 세종문화회관에서 올해 마지막 날인 31일 제야음악회가 열린다. 한 해 동안 세종문화회관을 비롯해 전 세계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준 아티스트들이 출연한다. 정명훈 전 예술감독의 빈자리를 안정적으로 채운 서울시립교향악단 최수열 부지휘자가 지휘봉을 잡고, 통영국제음악제의 기둥인 TIMF앙상블이 연주한다.

뮤지컬배우이자 팝페라 가수 카이가 진행을 맡는 가운데 고(古)음악계 프리마돈나이자 뮤지컬에 도전하며 활동 반경을 넓힌 소프라노 임선혜가 카이와 듀엣을 부른다. 또 피아니스트 김태형,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노부스콰르텟의 첼리스트 문웅휘 등 세계가 인정하는 차세대 클래식 스타들이 베토벤의 트리플 콘체르토를 연주한다. 오후 5시와 10시30분 두 차례 열리며 두 번째 공연에서는 새해 카운트다운을 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낸다.

예술의전당은 31일 9시30분 콘서트홀에서 제야음악회를 개최한다. 지휘자 장윤성이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를 이끌며,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가 피아졸라의 ‘오블리비언’과 비에나프스키의 ‘화려한 폴로네이즈’로 현란한 기교를 뽐낸다. 남성중창단 이 마에스트리의 유쾌한 선곡에 이어 뮤지컬배우 정선아가 ‘레미제라블’의 ‘I Dreamed a Dream’, ‘캣츠’의 ‘Memory’를 노래한다. 공연이 끝난 후엔 연주자와 관객 모두 야외광장에서 카운트다운을 외치며 화려한 불꽃놀이를 만끽할 수 있다.

송년음악회에서 가장 자주 연주되는 레퍼토리는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일 것이다. 마지막 악장에서 대규모 합창단이 부르는 ‘환희의 송가’는 인류의 우애를 찬앙하며 희망을 안겨주는 노랫말로 가득하다.

서울시향이 오는 28일과 29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하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2008년부터 항상 매진을 기록한 인기 프로그램이며 올해는 거장 크리스토프 에셴바흐가 지휘봉을 잡는다. 28일 공연을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무료 생중계하니 안방에서도 아름다운 송년의 밤을 맞이할 수 있다.

뉴스컬처=송현지 기자/song@newsculture.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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