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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美 대선 개입 논란… 트럼프는 ‘부정’, 의회는 ‘추가조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논란이 미국 정치권 내에서 격화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는 이 문제에 대해 일축했지만, 백악관과 의회에서는 추가조사를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의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우스운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의혹은 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 측의 “또 다른 핑곗거리로 생각되며, 믿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선거인단 확보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의 당선을 돕기 위해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했다’고 미 중앙정보국(CIA)이 결론내린 것을 전면 부정한 것이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CIA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이었던 존 포데스타의 이메일 해킹에 러시아가 관여한 정황을 확인했다. 지난 10월 공개된 이 이메일에는 힐러리가 월스트리트에서 고액의 강연료를 받고 친(親)기업적 강연을 했던 사실 등 클린턴에게 불리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기간 선거에 영향을 주기 위한 해킹 공격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해킹이라는 문제는 흥미가 있지만 (누구 소행인지) 아무도 모른다”며 “러시아인지 중국인지 아니면 어딘가의 침대에 앉아있는 누군가인지 아무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권인수위도 지난 10일 낸 성명에서 “CIA는 사담 후세인이 대량살상무기(WMD)를 갖고 있다고 했던 바로 그 사람들”이라며 CIA의 정보력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미 의회에서는 사건을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척 슈머 신임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잭 리드 상원의원,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과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러시아의 해킹을 통한 대선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최근 사이버공격에 관해서는 기밀을 유지하면서도 공공에 정보를 공개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 협력에 나서 사이버공격에 대응할 종합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역시 자신의 퇴임 전까지 해당 문제를 심도있게 조사해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트럼프는 이날 ‘폭스뉴스 선데이’에서 차기 국무장관 후보로 렉스 틸러슨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가 “매우, 매우 근접해 있다”라며 “그는 의심할 여지 없이 세계 수준의 선수다. 러시아와도 대규모의 거래를 하고 있고, 약 20년간 푸틴 대통령과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석유사업 등을 통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17년간 인연을 이어올 정도로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의 당선에 ‘적국’ 러시아가 개입했다는 의혹과 더불어 ‘친(親)러’ 국무장관 지명이 미국 외교노선에 가져올 파장이 주목되는 상황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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