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의원 사퇴서 제출 배수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8일, 국회는 전운이 감돌았다.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는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하고 내년 4월 퇴진과 6월 조기 대선을 국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반대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의원직을 걸고 탄핵을 가결시켜야 한다”며 소속 의원들의 사퇴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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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새누리당 최고위원간담회가 열린 가운데 이정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왼쪽)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탄핵안 부결시 제출할 사직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안훈·박해묵 기자rosedale@heraldcorp.com |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간담회에서 “대통령 직무를 그날로 정지시키는 중차대한 일에 진술이나 언론 보도를 사유로 삼으면 선출직 공직자가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겠느냐”며 지금이라도 탄핵을 중지할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는 전날 저녁 기자간담회에서 “솔직히 (탄핵안이) 부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원진 최고위원도 ”(지난 7일) 국정조사 청문회 과정에서 고영태 증인이 (JTBC 보도의) 태블릿 PC 입수 경위에 의혹을 제기했고 밝혀달라고 했다”며 탄핵 사유가 된 보도 내용을 청문회에서 입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탄핵 사유에 의혹을 제기하고 ‘4월 말 퇴진론’을 강조해 마지막 ‘반대표’ 끌어모으기에 나선 것이다.
야당은 ‘의원직 총사퇴’로 배수진을 쳤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각 당 의원총회에서 탄핵안이 부결되면 소속 의원들이 총사퇴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사퇴서를 작성해 지도부에 제출했다. 우상호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회 의원직을 걸고 탄핵을 가결시켜야 한다. 모든 것을 걸고 싸운다는 결의를 다지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5일 “야당 전원이 의원직 사퇴할 각오로 탄핵 가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한 것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아울러 이용호 국민의당 대변인은 “국민의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 245호에서 9일 본회의 표결까지 24시간 넘게 농성을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야당이 탄핵을 하루 앞두고 일제히 ‘강공 모드’에 나선 까닭은 탄핵의 진정성을 강조해 여당 의원들을 압박하고, 야당 일각에서 의도적으로 탄핵안을 부결시키려는 시도가 있다는 음모론을 정면 돌파하기 위한 카드로 풀이된다.
여당에서 탄핵에 동참하는 비상시국위원회의 대변인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회의를 마친 뒤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탄핵안에 동참하고 찬성 의사 밝히는 것이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이라면서도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를 받들어 탄핵안 통과에 마지막까지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