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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넬·루이비통…명품 브랜드의 미술관 나들이 왜?
화장품 등 예술적 가치 알리기

광고 아닌 ‘문화 체험의 장’ 으로



샤넬, 루이비통, 에르메스… 최근 명품브랜드들의 미술관 나들이가 잦아졌다.

샤넬은 지난 201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컬쳐 샤넬전-장소의 정신’을 열었고, 한 달 남짓한 기간동안 12만명이 다녀갔다.

파리지앵의 산책 전시장 전경 ‘The passage’ [사진제공=에르메스코리아]

같은해에 창업자 크리스천 디올의 초기 의상부터 최신 컬렉션·화장품·향수 등을 총망라해 선보인 ‘에스쁘리 디올’전은 두달 기간동안 67만명이 관람했을 정도로 폭발적이었다. 지난해 광화문D타워에서 열린 루이비통의 ‘시리즈2-과거ㆍ현재ㆍ미래’은 관객들의 높은 호응으로 전시기간을 일주일 넘게 연장해야 했다.

올해는 에르메스와 크리스털 프롬 스와로브스키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서울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리고 있는 럭셔리 브랜드 에르메스 ‘파리지앵의 산책’전은 발디딜틈 없이 관람객들이 이어지고 있다. ‘크리스털 프롬 스와로브스키’가 브랜드 탄생 120주년을 기념해 크리스털의 역사,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스와로브스키 헤리티지’ 전 역시 줄을 서서 봐야 할 정도다. 두 전시 모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등에서 인기를 얻으며 블록버스터급 전시로 자리잡았다.

에르메스 전시는 마치 관람객이 19세기 파리를 산책하듯 진행된다. 방금 여행을 떠난 남녀의 드레스룸, 아케이드, 교차로, 비 오는 거리, 몽마르트르 언덕을 연상케 하는 계단, 카페 등 파리의 곳곳을 떠돌다 보면 “산책은 아름다우면서 자유로운 예술이며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중요한 본질”에 닿는다. 상품을 드러내놓고 광고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와 문화를 통해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잎사귀에 이슬이 맺힌듯한 크리스털 브로치는 사실 1900년에 제작됐고, 무지개빛 오로라 크리스털 목걸이는 1950년대 크리스탈 디올 광고에 쓰였다는 것을 알면 예쁘장하기만 한 악세서리가 다시 보인다.

명품 브랜드가 자신의 유산이나 역사를 전시로 풀어내는 것은 최근 몇 년새 트렌드다. 브랜드의 숨은 이야기를 미술관에서 선보여 일반 대중의 브랜드 선호도 향상은 물론 브랜드로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하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핸드백 제조 전문기업 시몬느는 ‘0914’라는 자체 브랜드를 지난 2015년 론칭하며, 핸드백에 관한 시리즈 전시인 ‘BAGSTAGE展 by 0914’를 열었다. 9개 테마로 614일 동안 회화, 설치, 사진, 퍼포먼스, 문학 등 19명 아티스트가 가방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하며 ‘0914’브랜드의 방향성을 알렸다.

이처럼 명품브랜드가 미술관을 마케팅에 끊임없이 활용하는데는 브랜드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데 미술관이 가장 적합한 곳이기 때문이다. 안병민 열린비즈랩 대표는 “미술관 마케팅은 제품이나 브랜드를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해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제공하는데 그 목표가 있다”며 “관객은 미술관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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