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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EO 칼럼-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공공기관의 한결같은 모습
시간의 수레바퀴는 멈추지 않고 굴러 또다시 한해의 막바지인 12월이 되었다. 이맘때면 달력의 마지막 한 장만이 남았다는 쓸쓸함과 허전함이 가슴 한켠으로 밀려오기 마련이다. 특히나 사계절이 있는 우리나라는 추운 겨울이 세모(歲暮)와 맞물려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 스산하게 만든다. 올해 12월은 예년에 비해 유난히 더 심란한 느낌이다.

12월은 올해의 마지막이지만 내년의 시작으로 연결이 된다. 늘 그래왔듯 12월이 되면서 연초에 세웠던 계획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바삐 움직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다가올 2017년에는 과연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곰곰이 생각하게 된다. 기업이나 조직역시 마찬가지다. 아마도 일부 발 빠른 곳은 이미 2017년 연간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2017년에 우리나라는 2개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 변곡점의 방향이나 각도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미국의 제45대 대통령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는 취임이후 경제ㆍ사회ㆍ국방 등 전방위로 기존 한미관계의 질서와 틀에 변화를 추진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과거의 경험으로 볼 때 미국에서 발생한 작은 나비의 날개짓이 대한민국에는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음을 잘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다.

국내에서는 19대 대통령선거가 예정되어 있다. 가계부채, 조선ㆍ해운ㆍ철강 등 5대 취약업종의 구조조정, 불안정한 부동산 시장 등 여러 난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하에서 대부분의 이슈들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블랙홀속으로 빨려 들어가 쉽사리 해법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자칫하면 대한민국 호(號)가 말 그대로 거센 격랑속으로 빠져들어 갈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서로의 생각이나 의견 차이로 인해 대한민국 호가 좌우로 크게 흔들리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배가 요동은 치더라도 좌초하거나 전복되지 않게 만드는 일이다. 배가 거센 파도에 맞서 뒤집히지 않고 항해를 할 수 있는 것은 배 밑바닥에 평형수와 같은 바닥짐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이 바로 그런 바닥짐의 역할이다. 누군가는 밑에서 중심을 꽉 잡고 배가 균형을 유지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공공기관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 공공기관은 각각의 근거 법령에 적시되어 있는 설립목적에 맞춰 공공재화나 공공서비스 등을 공급함으로써 우리사회가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는 기초토대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공공기관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면 사회 전체 시스템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특히 사회가 어수선하거나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한 자세로 공공기관이 중심을 잡고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한다.

논어에 “송백의 푸르름은 여름이건 겨울이건 변함이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푸르름을 추운 겨울이 됐을 때 비로소 깨닫는다(歲寒然後 知松柏之後彫也)”는 구절이 있다. 공공기관의 역할이 송백과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들은 어려운 상황에도 평상시와 다름없는 공공기관의 한결같은 모습을 원한다.

앞으로 다가올 격변의 시기에 공공기관이 정중동의 자세로 본연의 업무에 충실히 매진한다면 송백의 푸르름과 같은 존재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생각한다.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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