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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가계대출] 대출 급증 후 2년 후가 고비…2018년 위기설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은행 대출이 급증하면 다음해부터 부실채권이 증가해 2년 뒤 고점을 찍는 등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어 1년 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나 소비자 물가상률 등 실물경제에 2차 충격을 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미 지난 2013년 시작된 기업 구조조정으로 기업대출 부실채권이 증가한 상황에서 2015년부터 급증한 가계부채로 인해 당장 내년부터 국내 은행의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향후 1~2년은 부실채권의 여파로 한국 경제 전망 역시 암울할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위기설이 나온 것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다.

▶대출 급증하면 2년뒤 부실률 고점 올라=최근 산업은행 조사연구부가 발표한 ‘국내은행의 부실여신 결정요인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1년 전 은행의 대출 증가율이 높을수록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년째 고정이하 여신비율과의 상관 계수값이 0.351로 가장 컸다. 즉 대출이 증가한 후 2년째에 부실 채권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08년 6월 은행대출 증가율이 단기 고점을 기록했을 때,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그해 0.7%에서 2009년 6월 1.5%로 배 이상 뛰었다. 2010년 9월에는 2.32%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 은행금리는 부실채권 비율과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금리가 낮아지면 다음해 부실채권 비율은 높아지는 것이다. 낮은 대출금리가 차주의 상환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보다는 경기 위축을 반영하는 효과가 더 컸기 때문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부실여신과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원화가 약세를 보이면 수출 증가로 기업 실적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영향보다 차입기업의 원화 환산 부채 규모의 증가로 원리금 상환부담이 늘어 부실규모가 오히려 커진 것이다.

▶부실률 높으면 1년 뒤 GDP 상승률 둔화=이처럼 대출 증가나 낮은 금리, 높은 환율 등의 이유로 부실여신이 증가하면 실물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보고서는 부실채권의 충격은 대출 증가율 뿐 아니라 GDP 증가율, 소비자 물가상승률 등 실물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다.

특히 GDP 증가율은 예측 오차의 62.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만큼 부실채권 비율에 따른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부실채권으로 인한 충격으로 GDP 증가율은 1년째 유의미하게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 결과 나타났다.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부실채권 충격 발생 후 1~2년 동안 하락했고, 2년째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했다.

대출 증가율 역시 부실채권이 급증하면 다음해 큰 폭으로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역시 2년간 그 여파가 지속됐다. 즉 은행의 금융 중개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경제의 활기를 잃게 한다는 것이다.

▶최근 급증한 가계부채, 당장 내년부터 부메랑 될라=지난 2013년부터 시작된 부실 대기업 구조조정의 여파로 올해 국내 은행의 건전성은 이미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2012년 1.33%였던 부실 비율은 2013년 1.79%로 증가한 후 2016년 3월 1.87%까지 오른 것이다. 문제는 2015년부터 다시 시작된 가계부채의 폭주다. 보고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폭증한 가계부채의 영향은 당장 내년부터 은행의 건전성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대출 증가가 경기 위축과 맞물리면 부실채권이 1~2년 새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쌍용건설, STX계열사, 동양계열 등 대기업 부실이 발생하자 기업여신 중 대기업 부실여신 비율이 1.25%에서 다음해 2.77%로 급등해 수십 년 만에 중소기업 여신 부실비율을 초과했다. 2016년에는 4.06%를 기록, 여전히 4%대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부실비율은 9월 말 현재 0.31%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급증한 신규 여신의 영향이 내년 경기 위축 및 금리 인상과 맞물릴 경우 대규모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다시 GDP 증가율과 물가 상승률에 영향을 미치는 등 악순환이 반복돼 한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하고 있다.

변현수 산업은행 조사분석부 파트장은 “은행의 부실여신이 은행의 수익성 뿐 아니라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다”며 “과잉대출이 고정이하 여신비율 상승으로 이어진 점을 고려할 때 가계대출이 크게 늘어나는 점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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