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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김상복 대표] 거짓 자기 리더십의 단면
최근처럼 리더의 참모습이 궁금하고, 그 모습을 알수록 절망스러운 때도 없을 것이다. 새삼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지 깊게 다가올 뿐만 아니라 ‘내 앞에 있는 리더는 어떨까?’ 혼자 슬쩍 자문하게 되는 요즈음이다. 물론 이런 의심 뒤에 ‘그렇다면 나는 과연 어떤 리더인가?’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이런 시점에서 자신은 과연 어떤 리더인가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리더는 자아성찰 기능이 잘 작동하는 리더임에 틀림 없다. 리더의 자아성찰은 언제나 자기가 서있는 좌표를 확인하게 해 주고, 가야 할 목표에 최적의 각도와 속도를 미세조정하게 만든다.

자아 성찰 기능만으로도 어려운 리더가 있다. 바로 거짓 자기(false self)로 점철된 리더이다. 이런 리더는 어떤 모델을 설정하고 그대로 따라 하는 모방추구를 삶의 주요 동력으로 하면서, 참자기를 자기만의 비밀 영역에 억압하고 있다. 거짓자기의 껍질만 있는 상태이고, 설명하는 말이 공허해 느낌이나 감동 없는 태도가 흔하다. 타협할 수 있는 능력도 성장과정에서 얻는 성취의 하나라면 이런 리더는 타협을 못한다. 자기가 선택한 모델이 말 해 주어야 가능하고 텅 빈 ‘말’로 타협을 표현하는 것만이 가능할 뿐이다. 정신분석가 위니컷은 이런 거짓자기를 유아기 초기 환경의 실패에서 기원을 찾는다. 엄마가 유아의 전능성을 충족시켜주지 못하고, 유아의 몸짓에 반복적으로 부응해 주지 못할 때 차라리 유아는 순응해 버린다. 엄마는 이 순응을 자신의 몸짓으로 대체해 상호 부응하고 유아는 이것을 자기로 알고 따른다. 이것이 거짓자기이며 거짓된 관계를 형성하고 내사를 통해 진짜처럼 알고 살아간다.

누구에게나 참자기와 분리된 이런 부분이 조금은 있겠지만 ‘거짓 자기 리더십’은 두 자기가 상호 분열되어 있다. 또 거짓 자기가 거대한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이것이 발달한 사람은 복종과 모방을 주 특기로 한다. 자기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절대 신뢰(복종)하고 의지한다. 이용해 온 사람도 시간 지나면 거리를 둔다. 관리하다가 지쳐 떨어지게 하거나 배반하게 만들기도 하고, 때로는 슬쩍 버리거나 사실상 배반자로 내몬다. 또 빌려 온 인격을 모방해 자기를 구성하기 때문에 마치 무슨 ‘척’, 누구인 ‘체’ 하거나 심지어 자기는 잘 모른다는 식으로 순진한 듯 바보 흉내를 내기도 한다.

이야기가 이쯤 되면 주변에 이런 사람 꼭 있다며 떠오르는 생각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거짓 자기 리더십이 힘과 권력을 갖고 있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더구나 자신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분열하고 대립해 있거나 조금이라도 소통이 원활하지 않다면 이 모든 것은 오직 그가 활용할 자원이 될 뿐이다. 이들 모두와 다양한 거리로 1:1 관계를 맺을 뿐 더러 순차적으로 때로는 다양하게 또는 중복적으로 복종/충성과 모방/순종 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뿐이다.

이런 리더십이 주지화 방어를 주요한 행동 특성으로 한다면 어찌 될 것인가? 자신의 불안을 통제하고 두려움을 관리하기 위해 지적 활동과 정신 안에 거짓자기를 머물게 한다. 정신활동과 정신-신체의 분리를 존재론적 불안으로 가장하며 ‘사색하는 자’로 화장을 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성향의 리더가 이끄는 조직은 어떻게 될까? 리더의 주기적인 불안과 공포에 조직원은 얼어 붙어 변화의 보폭이 좁기 마련이다. 굿이나 보고 떡 먹으면 그만이듯 조금씩 리더가 원하는 만큼만 움직일 뿐이다. 국가를 이끄는 리더가 이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는 지금 우리 모두 경험하고 있는 그대로이다.

newlifecrea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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