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U-19 대표팀은 지난 달 열린 2016 AFC U-19 챔피언십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수모를 맛봤다. 2승1패를 기록했으나 득실차에서 3위로 밀렸다. 결국 안익수 감독(51)은 사퇴했다.
빈자리는 정정용 감독(47)이 대신했다. 정식 아닌 ‘임시’였다. 지도자로서 뚜렷한 업적이 없었다. 그러나 초보의 반란이 있었다. 최근 끝난 U-19 수원 컨티넨탈컵 우승으로 정 감독의 진가가 입증됐다. 성적만 좋은 것이 아니었다. 짧은 패스를 기반으로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하며 대회 내내 빼어난 경기력을 보였다. 잉글랜드 전에서 정 감독의 지략은 빛을 발했다. 개인기량과 조직력에서 모두 밀리며 끌려가는 경기를 펼치자, 정 감독은 전반 26분 만에 ‘반전 카드’ 이승우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후 한국은 전세를 뒤집어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고, 결국 2-1 역전승을 일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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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시감독’ 정정용 U-19 대표팀 감독. |
정 감독의 ‘아버지 리더십’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스스럼 없는 소통으로 친밀도를 높였다. 긍정적인 분위기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박지성과 히딩크 처럼 골 세리머니를 정 감독 포옹으로 했던 이승우는 “감독님이 워낙 나를 잘 알고 계셔서 편하다. 감독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고, 그대로 플레이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우리 팀의 플레이는 긍정적이다. 감독님께서 계속 대표팀을 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아시아예선 탈락에도 불구하고 주최국 자격으로 U-20 월드컵에 출전한다. 정 감독에 대한 팬들의 성원이 잇따르지만, 정 감독은 고사한다. “큰 대회이고, 한국에서 개최되기 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지도자가 선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독 선임은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의 몫이다. 이용수 기술위원장(57)은 “가능성을 모두 열어놓고, 심사숙고 하겠다”며 말했다. 이달 하순에 개최되는 기술위원회에서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데, ‘임시감독’ 정정용이 유력 후보군에 오른 것은 확실해 보인다.
박병두 기자/sports@heraldc 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