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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처럼 미술관처럼…감성 입은 자동차 전시장
‘구루’ 채용 작품설명하듯 자동차문화 해설
현대차 하남스튜디오등 두달간 60만명 발길
BMW, 영종도에 시승중심 체험형 전시장




자동차 전시장이 판매 공간에서 감성, 문화의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9월 현대차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가 세계 최초로 브랜드 체험관을 오픈한 것을 비롯해, 각 브랜드들도 신개념 공간을 제시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9일 스타필드 하남에 개장한 ‘제네시스 스튜디오’와 ‘현대모터스튜디오 하남’의 누적 방문객이 60만명을 돌파했다. 그중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33만명을 돌파하며 최초의 국산 고급차 브랜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친환경차 아이오닉을 앞세운 현대모터스튜디오 하남의 방문객은 27만명에 달했다. 개장 두 달여 만에 60만 관객 돌파라는 대기록은 기존 자동차 전시장의 통념을 깬 새로운 시도가 이끌었다. 

직접 찾은 제네시스 스튜디오는 판매를 위한 공간이 아닌 자동차 전시회의 느낌이 풍겼다. 475㎡(약 140평) 공간에 제네시스 EQ900 리무진과 G80, G80스포츠 3개 모델을 전시했다. ‘스튜디오’라는 작명이 상징하듯 이 곳은 차를 작품처럼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 콘셉트로 구성됐다. 출입문 없이 공간을 전면 오픈해 누구든 발길이 닿도록 설계했으며, 차량 옆에 서있는 자동차 문화 해설사 ‘구루(guru)’가 관람객을 반겼다. 구루는 미술관 큐레이터와 같은 개념으로, 관람객이 질문을 하면 차와 브랜드에 대해 설명해주는 역할을 한다.

벽면에 설치된 독특한 형태의 거울의 의미를 묻자, 고결 제네시스 스튜디오 구루는 “거울은 한계가 없는 쭉 뻗은 길의 느낌으로, 앞으로 제네시스 브랜드의 미래, 도전, 기술력 발전에 한계가 없을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일종의 아트 오브제”라고 설명했다. 영업사원에겐 들을 수 없는 브랜드나 차에 얽힌 뒷이야기를 전달해주는 일종의 ‘이야기꾼’이다. 

스튜디오에선 대형 스크린을 통해 고객 취향의 차를 만들어보는 ‘디지털 컨피규레이터(digital configurator)’ 체험도 가능하다. 태블릿 PC와 연동된 가상현실 프로그램을 띄워 고객이 엔진소리를 직접 듣고, 차 문을 열어보고, 내부 옵션 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가 지난 2014년 서울 강남구 도산사거리에 설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도 자동차에 대해 보고 듣고 느끼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자동차를 상징하는 예술 작품 전시는 물론, 각종 문화 관련 인사들과의 좌담회, 자동차 전문 도서관까지 결합된 독특한 공간이다.

수입차 브랜드들도 일찌감치 독특한 콘셉트의 전시장을 통해 고객들을 사로잡아 왔다.

BMW코리아는 2014년 7월 아시아 최초로 인천 영종도에 ‘드라이빙센터’를 개장, 시승 중심의 ‘체험형’ 전시장을 선보였다. 약 24만㎡ 부지에 트랙, 트레이닝 아카데미, 서비스 센터 등을 조성했다. 드라이빙 재미를 강조하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아낸 곳으로, 방문객은 시승코스(6개)를 택해 전문 드라이버 지도 하에 시승할 수 있다. 2016년까지 누적 방문객만 2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는 부산 해운대 전시장에 ‘카페’ 콘셉트를 도입했다. 일명 ‘카페 미니(CAFE MINI)’로 해운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전체 100여석 규모의 캐쥬얼 레스토랑을 겸하고 있다. 미니 관계자는 “자동차 전시장이 단순 자동차만 구경하는 곳이 아닌 브랜드의 젊고 오픈된 감각을 상징하는 문화공간으로 변화하면서 고객만족도가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도 지난 9월 부산 해운대에 브랜드 최초 문화체험 공간 ‘재규어 랜드로버 부티크’를 오픈했다. 차를 소재로 아티스트와 협업한 특별 전시가 이뤄지며, 현재 재규어 ‘F페이스’와 레인지로버 ‘이보크 컨버터블’을 주제로 한 작품이 전시됐다.

재규어랜드로버 관계자는 “향후 소규모 음악회 등 영국차의 정체성을 담은 문화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차’라는 뿌리를 강조, 재규어랜드로버 차만의 고유한 색채를 어필하는 전략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자동차 구매에 3% 이성, 97%의 감성이 작용한다는게 업계에 깔린 공감대”라며 “제네시스와 같이 갓 출발한 브랜드의 경우 고유 이미지를 고객에게 어필,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는게 차 판매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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