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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요광장]대통령의 하늘은 국민이고, 국민의 하늘은 의식주이다
안보가 위협받고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나라가 다시 내우외환(內憂外患)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역대 대통령의 가족이나 측근이 국정농단과 부정부패로 대통령을 궁지에 몰아넣었고 국민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지난 5일자 중앙일보 보도에 의하면, 1997년에 한보 게이트로 김영삼 대통령의 차남 현철씨, 2002년에 이용호·최규선 게이트로 김대중 대통령의 차남 홍업씨와 삼남 홍걸씨, 2008년에 박연차 게이트와 세종증권 로비 연루로 노무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 2012년에 부산저축은행 로비 연루로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상득씨, 2016년에 최순실 게이트로 박근혜 대통령의 친구인 순실씨가 각각 대통령의 임기중에 구속되었다.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

옛말에 이르기를 “군의어국 국의어민 (君依於國 國依於民 통치자는 나라에 의지하고, 나라는 국민에게 의지하니), 왕자이민위천 민이식위천 (王者以民爲天 民以食爲天 통치자는 국민을 하늘로 삼고, 국민은 먹는 것을 하늘로 삼는다). 민실소천 즉국실소의 (民失所天 則國失所依 국민이 하늘을 잃으면, 나라는 의지할 곳을 잃나니), 차불역지리야(此不易之理也 이는 만고에 바꿀 수 없는 이치이니라).”라고 동유학회의 금곡선생이 일러 주었다. 국민들의 마음인 민심(民心)이 하늘의 마음인 천심(天心)이라는 이치가 여기에 담겨 있다.

비선실세의 국정농단 파문으로 대통령이 의지해야 할 나라가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이 하늘로 삼아야 할 국민들의 마음도 흔들리고 있다. 지금은 경제가 어렵다. 경제가 더 어려워지면 “먹는 것”을 잃을 국민들이 속출할 수 있다. 여기에서 “먹는 것”이란 의식주를 포함한 인간안보를 의미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먹는 것”을 잃으면, 나라는 의지할 곳을 잃게 되어 위험하게 된다. 국민들이 “먹는 것”을 잃지 않으려면 기업이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야 한다.

기업의 생존 발전과 국민의 “먹는 것”은 직결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권력의 끄나풀들에게 돈을 뜯기고 수사까지 받는다.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비극이다. 법과 제도를 준수해야 할 책무가 기업에게 있지만, 기업이 지키기 어려운 과도한 법과 제도를 만들어 놓고, 권력이 언제라도 기업을 옥죌 수 있는 시스템을 작동하기 때문에 권력의 끄나풀들이 놀아나고 있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노무현 정부의 정책실장이었던 김병준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명되기 이전인 지난달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렸던 국가 운영체제와 개헌토론회에서 “한국은 고장난 자동차”라고 진단하였다. 고장난 자동차는 5년 단임 대통령제 헌법체제이고, 대통령은 운전사로 비유하였다. 고장난 자동차를 그냥 두고 운전사만 바꿔서는 소용없다는 취지의 진단이다.

그렇지만 고장난 자동차를 고치거나 운전사를 바꾸어도 도로와 교통시스템이 고장 나면 사고가 난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운전사와 자동차뿐만 아니라, 도로와 교통시스템이 모두 고장난 것으로 진단하지 못하면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도로가 고장이면 자동차를 고치는 것만으로 안전운전이 보장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고장난 자동차를 고치고 바꾸는 것도 시스템 개혁차원에서 추진해야 효과가 있을 것이다.

나라가 위중한 때에 정치세력들이 중심을 잡고 국민에게 희망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이 당(黨)이 잘못하면 저 당이 반사이익을 얻고, 저 당이 잘못하면 이 당이 반사이익을 얻는 구조가 깨져야 희망이 있다. 여야 정당은 권력만 잡으려만 하지 말고, 권력의 끄나풀이 호가호위(狐假虎威)로 국정을 농단하고 기업의 돈을 갈취할 수 없도록 국정시스템을 개혁하는 근본적 처방을 내 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악순환의 역사는 되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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