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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력의 경제학(니시카와 준 지음, 박현석 옮김, 사과나무)=일본엔 졸업하자마자 500만엔의 빚쟁이가 되고 대출금 상환으로 고통받는 연체자가 33만명에 이른다. 조에쓰 교육대학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학력은 더 이상 고수입을 보장하지 않는다”며, ‘묻지 마’식 대학 진학을 경계한다. 학력별 임금 총계와 기회비용 등을 분석, 중위권 대학보다 실업계 고등학교를 나오는 편이 일자리가 더 좋은 경우가 많다는 것. 저자는 자격증이나 ‘사’자 직업도 일자리를 보장해주지 않는다며 앞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직업을 알려준다. 그에 따르면 빅데이터 수집이 불가능하거나 많은 시간이 걸리는 분야, 대기업이 뛰어들지 않는 틈새시장, 롱테일 상품을 다루는 직업 등에 기회가 있다. 저자는 SNS시대에서 인간관계는 또 다른 중요자산이 될 수 있다며, 자녀에게 “많은 친구를 사귀게 하라”고 조언한다.


▶남자를 사랑해야 한다(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임미경 옮김, 열린책들)=2013년 메디치상 수상자인 마리 다리외세크는 8대 문학상 수상작 중 가장 중요한 수상자를 가리는 ‘문학상의 상’을 수상한 프랑스 문단을 이끌어갈 작가로 꼽힌다. 흥미로운 발상이 눈길을 끄는 이 장편소설은 할리우드가 배경이다. 조지프 콘래드의 소설 ‘어둠의 심연’을 영화화하려는 남자와 그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 솔랑주의 이야기. 영화의 주인공의 약혼녀 역을 노리는 솔랑주와 투자자를 구하지 못해 오리무중이 된 영화 촬영 계획 사이에서 배역과 남자의 사랑을 동시에 차지하고 싶어하는 솔랑주의 고민을 그렸다. 이 소설의 매력은 내로라하는 헐리우드 배우들의 이름이 줄줄이 등장하는데 있다. 영화 제작에 투자하기로 한 오프라 윈프리, 출연이 확정되면 어느 나라에서든 스크린만 있으면 따놓은 당상인 조지 클루니 등 엉뚱한 역할들이 눈길을 끈다.

▶그림자 노동의 역습(크레이그 램버트 지음, 이현주 옮김, 민음사)=퇴근 후나 주말, 휴가에도 일과 관련된 메시지나 메일에서 벗어나기 힘든게 현실이다. 수북한 스팸메일을 지우고 영화티켓도 티켓팅에서 발권까지 일일이 알아서 해야 하고 심지어 가구조립까지 많은 잡일을 처리하느라 시간이 모자란다. 구매자가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가 언제부터 사라지고 이런 쓸데없는 노동에 매달리게 된 걸까. 저자는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반 일리치가 일찌기 발표한 ‘그림자 노동’이란 개념을 가져와 기술이 발달하는 과정의 틈새에서 많은 일이 교묘하게 개인과 소비자에게 넘어가고 있는 현실을 지적한다. 그림자 노동의 증가에는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기업의 계산이 뒤에 있다. 호텔로비에 체크인 기기가 새로 설치됐다면 프런트에 있는 직원 한 사람이 줄어든 것일 수 있다. 그림자 노동의 실체를 파악하고 기술진보 속에서 삶을 어떻게 통제해야할지 일러준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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