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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딸 특혜의혹] 청와대 문건까지…정유라만을 위한 ‘맞춤형’ 입시?
[헤럴드경제=조범자ㆍ신동윤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파문이 커지는 가운데 최씨의 딸 정유라씨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수상한 입시 시스템이 의혹을 사고 있다. 고교와 대학 진학 때마다 해당 학교는 승마를 체육특기자 종목으로 신설했고, 정씨는 학교의 첫 승마 특기생으로 뽑혔다. 정유라 한 사람을 위한 ‘맞춤형’ 입시라는 의구심이 커지는 이유다.

정유라씨의 대학 및 고교 특혜 의혹이 있는 가운데 정씨가 대입을 준비하던 2014년 청와대의 입시관련 문건이 어머니 최씨에게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 TV조선에 따르면 최씨 측근 사무실에서 2014년 4월29일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실이 작성한 체육특기자 입시 관련 문건이 발견됐다. 문건에는 ‘단체종목에서 개인기량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주관이 개입되는 면접 비중을 줄이고 개인 기록지표 등을 대입 기준에 더 많이 활용해야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 문건이 최씨에게 건네지고 5개월 뒤 정씨는 이화여대에 합격했다. 이화여대는 정씨가 입학하던 2015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전형에 승마종목을 신설했고, 정씨가 유일한 승마 특기생으로 합격해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비선 실세’ 최순실 씨 딸 정유라씨가 대입을 준비하던 2014년 청와대의 입시관련 문건이 최씨에게 전달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정씨를 위한 ‘맞춤형’ 입시 특혜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화여대는 입시 방침 유출 등에 대해 대답할 가치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화여대 입학처 관계자는 헤럴드경제에 “입시 정책의 경우 1년 전에 대학교육협의회를 통해 공개된다. 특별대우는 전혀 없었다”며 “특히 문건에는 ‘2016학년도 대입전형’이라고 나와 있는데 정씨는 2015학년도 입학생이다. 시점 상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면접 대신 입상 경력 등이 기존 입시에 비해 강화될 것’ 등 대교협을 통해 공개되지 않는 내용이 최씨에 사전 유출되면서 정씨가 맞춤형 입시준비를 할 수 있었다는 정황은 여전히 남아있다. 정씨가 이화여대 면접장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가져온 것도 이런 의혹을 짙게 하는 부분이다. 검찰은 26일 정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앞서 청담고 진학 때도 학교의 첫 승마 특기생이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정씨가 3학년 때인 2011년 청담고는 시교육청에 승마부문 체육특기학교 지정신청을 했다. 이전까지 청담고는 승마 특기생을 뽑지 않았다. 2012년 청담고가 모집한 승마특기생은 두 명(마장마술 1명, 장애물 1명)이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마장마술을 전공한 정씨였다. 청담고는 정씨에 대한 출결 특혜 의혹으로 현재 서울시교육청의 감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체육 비리 근절을 선포한 시점도 정씨와 깊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다. 2013년 4월 열린 한국마사회컵 전국승마대회서 정씨가 준우승에 그치자 경찰이 심판들을 불러 판정시비를 조사했다. 한 달 뒤인 5월 청와대에서 대한승마협회를 감사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박 대통령은 7월 국무회의에서 체육 비리 척결을 언급했고, 문화체육관광부는 8월 대한체육회 산하 2099개 전국 및 시ㆍ도 경기단체에 대한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정씨의 승마대회 사건부터 거의 한 달 간격으로 이뤄진 일들이다.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이를 두고 “정씨 대학 보내기 프로젝트를 위해 비선 라인이 국정에 개입한 꼴”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교육청은 정씨의 고교시절 특혜 의혹 등에 대해 정식 감사에 착수했다. 이민종 서울시교육청 감사관은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해 정식으로 감사를 하기로 했다”면서 “체육과 학교생활 담당 장학사 3명에 이어 감사팀 3명을 추가로 투입했다”고 설명했다. 교육청 장학사들이 정씨의 승마대회 출전과 훈련에 따른 출석인정 처리 과정을 살펴보고, 감사팀은 최순실씨가 딸의 출결처리에 항의하려고 학교를 찾아간 자리에서 교장 등에게 돈 봉투를 전달하려 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전체 수업 일수의 3분의2 이상(128일)을 결석하면 졸업을 못 하지만, 정씨는 131일을 결석했는데도 승마협회 공문 등으로 출석을 인정받아 졸업했다. 시교육청은 공문대로 ‘출석인정 결석’이 됐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문제가 발견되더라도 졸업 취소 등의 조치는 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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