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청탁금지법 시행 한달 ①] “강요된 회식 사라져 좋아요…맞선 볼 여유도 생겨”
-직장인 ‘저녁이 있는 삶’…헬스클럽ㆍ어학원 등록 붐

-옛날식 돌잔치 힘들고 특강 점차 없어지는 부작용도

-권익위 “불편함, 투명 사회 위한 투자로 생각해달라”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김영란법) 시행이 28일로 한달에 접어 든다. 김영란법 대상에 들었던 공직자와 직장인에게 만족스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격무와 회식에 시달리는 삶을 벗어나 저녁에 영화나 야구를 보고 주말이면 자전거를 타는 등 ’저녁이 있는 삶, 주말이 있는 삶‘을 만끽한다고 했다.

27일 공직사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난 한달간 공직자들과 직장인들은 원치 않던 술자리가 확실하게 줄었다고 했다.

 
[사진=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투명한 사회로의 대변화가 예상된다. 사진은 김영란법 시행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 한정식집이 밀집한 한 골목. 문전성시를 이루던 식당가는 갑자기 한산해졌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모 유통업체에서 대관업무를 담당하는 A 씨는 “저녁 술자리가 일주일에 한두번이고 점심약속도 이전에 비해 절반 정도로 줄었다”고 했다. 이어 “전에는 상대에게 밥자리를 권유하는 게 일이었는데 최근에는 서로 불편해하는게 느껴진다”고 했다.

줄어든 술자리를 대신 이들은 취미활동이나 자기계발에 시간을 보냈다.

대기업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B 씨는 “마음이 맞는 동료 3명과 평일 저녁에 회사 근처 어학원에서 중국어 공부를 한다”며 “직원들 대부분 김영란법 시행과 동시에 헬스클럽은 기본적으로 등록한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과장님 이상 선배님들은 처음에 다른 팀에서 ‘놀고 있다’는 따가운 시선이 돌아올까 걱정했지만, 지금은 저녁이 있는 현재 생활에 만족하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대형 증권사에서 근무하는 C 씨는 “가능하면 저녁 약속을 줄이라고 지침을 줘서 대리급들은 사실 신나서 줄이고 있고, 지난 월요일엔 야구 중요한 날이라서 입사동기들끼리 모여서 플레이오프 보러 갔다”며 “맞선 볼 여유가 최근 많이 생겨 개인적으로도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한편 아쉬운 지점을 지적하는 경우도 있었다. 교사 D 씨는 최근 아들 돌잔치 장소를 뷔페를 예약했다가 작은 음식적으로 바꿨다. 돌잔치는 경조사에 포함되지 않아 공무원을 초대할 경우 밥값을 3만원 이내료 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이다. D 씨는 “교대를 나와서 친한 친구들도 대부분 공무원이고 동료도 공무원이라 규모를 줄일 수 밖에 없었다”며 “서울 시내에 3만원 이하의 돌잔치 장소는 없다”고 울상을 지었다.

국책연구기관 홍보팀에 근무하는 E 씨는 “한달에 한번 교수나 퇴임 공직자를 불러 1시간30분에 100만원 강의료를 주고 특강프로그램을 연구원 대상으로 진행했는데 강의료 상한이 30만원으로 제한되다보니 강의를 하겠다는 사람이 없어 프로그램이 아예 사라졌다”고 했다.

이에 국민권익위 관계자는 “법 시행 초기에 나타나는 불편함은 투명한 사회에서 살아가야 할 미래세대를 위한 투자로 생각해달라”고 당부했다.

jin1@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