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연구원(원장 권태신)은 27일 오전 ‘주요국 보육정책 사례와 시사점’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신윤정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아시아 선진 국가들은 저출산 문제와 저조한 여성경제활동 문제를 동시에 겪고 있다”며, “이는 영아 양육에 있어 여성과 가족의 역할을 강조하는 아시아 고유의 문화와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 연구위원은 “아시아 각국이 부모나 보육 도우미, 친인척에 의한 자녀 돌봄을 선호하는 부모가 많아 시설 이용률이 저조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0~2세 시설 이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다“며 ”이는 영아 보육 시설 이용에 대한 보육료 지원이 모(母)의 고용 여부와 무관하게 보편적으로 확대됐기 때문”이라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개인 보육 서비스 품질을 표준화해 공공성을 강화하는 한편, 보육시설 입소와 보육료 지원은 모의 취업, 소득 수준, 가족구성원 수 등에 근거한 차등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미경 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실장은 “저출산, 고령화, 저성장을 미리 겪은 유럽 국가의 성공 사례를 살펴보면, 공립 보육서비스가 발달돼 있고, 부모의 소득, 취업 여부, 취업 조건 등과 연계해 시설 이용 보육료를 지원하는 등 차등 지원책이 주를 이룬다”며 “무상보육을 실시하는 우리나라와 대조된다”고 지적했다.
스웨덴의 경우 가구 소득에 따라 보육시설이용료를 차등 지원하고 있고, 취약계층과 다자녀 가구에 대한 추가 육아지원책도 마련돼 있다고 권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또 영국은 모의 근로시간에 따른 세금 감면 혜택을 적용할 때 자녀수와 소득 수준도 함께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권 실장은 “저출산을 탈피하고 여성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려면 대중 추수적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일ㆍ가정 양립, 가족가치 회복 등 우리가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이를 위한 제도 개선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출산율 제고를 위해 1세 미만 영아의 가정 내 보육 확대, 보육기관 간 편차 축소, 부의 양육참여 증진과 함께 정부 시행 보육정책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충 한양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이미 재앙적인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이민정책과의 연계 등 파격적인 출산정책 도입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이영욱 KDI 연구위원도 “가족친화적인 기업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모성보호사업 활성화가 여성고용 기피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체인력과 공동직장보육 등에 대한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권태신 한경연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 확충은 저출산 탈피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올해로 우리나라가 OECD 가입 20주년을 맞았지만, 출산율과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대로 가면 OECD 가입 40주년을 맞는 2036년에는 생산가능인구가 지금보다 7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OECD 가입 이전 수준으로 후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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