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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강퉁 열풍?…‘고섬 사태’ 후폭풍에 한국거래소 상장 中기업은 여전히 ‘찬밥’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이중잣대라고 할 수 있죠. 선강퉁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만, 막상 한국에 상장돼 있는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다음달 선강퉁(중국 선전과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 개시에 투자전략이 쏟아지고 있지만 한국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사정이 사뭇 다르다.

중국기업이 약 4년만에 다시 한국 IPO시장에 등장했지만 여전히 의심어린 시선에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소하지 못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선강퉁은 기회라는데… 韓거래소 中기업은 평가 절하= 지난 25일 골든센츄리(케이만금세기차륜집단유한공사)는 상장 후 5거래일 만에 공모가(3500원)대비 108.5% 오른 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골든센츄리는 공모주 청약 경쟁률만 345.43대 1로 공모 흥행에 성공했지만, 평가 잣대에는 펀더멘탈보다는 확 낮춘 공모가에 있었다.

실제로 한국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중국 기업들은 평균 공모가를 한참 밑도는 수준이다.

지난 7월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유가증권·코스닥 상장사 평균 공모가는 16만5470원으로, 중국 기업인 로스웰(3200원), 헝셩그룹(3600원), 올 초 상장한 크리스탈신소재(4000원), 오는 11월 4일 상장하는 오가닉티코스메틱(4000원) 모두 평균 공모가를 훨씬 밑돌고 있다. 주가도 힘을 쓰지 못하고 공모가 주변을 멤돌고 있는 상황이다.

김순주 유안타증권 IPO팀 부장은 “과거 중국 고섬 사태 등 중국 사장 기업이 재정 및 실적 투명성에서 신뢰를 잃었던 전적 때문에 심사도 매우 까다롭게 하고 있고 평균 1~2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치지만 여전히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존재한다”며 “골든센츄리의 경우에도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기업이 가진 성장 가능성과 밸류에 비해 기업공모가를 대폭 낮춘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선강퉁vs국내 中상장기업 온도차, 왜?= 반면, 선강퉁 시행 기대감에 중국 펀드에는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지난 25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21일 기준) 중국 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298억원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선강퉁과 국내 중국 상장기업 사이의 온도차 원인으로 “이전 중국 기업의 선례”를 꼽았다.

이용철 유안타증권 차이나데스크 부장은 “홍콩이나 상해에 동시 상장돼 있는 기업들도 다른 거래소에 있다는 이유로 가치평가가 달라지는 것처럼 선강퉁의 심천거래소와 한국 거래소의 차이에서 온도차가 발생한다”며 “특히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기업의 경우 과거 투자경험에 대한 학습효과가 가장 크게 기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1000억원대 분식회계 사실이 상장 2개월 만에 발각돼 거래 정지 조치를 받은 이른바 ‘중국 고섬 사태’를 비롯해 좋지 않은 선례를 다수 남겼다.

한국 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행위로 제재를 받은 기업은 중국원양자원, 글로벌에스엠, 차이나하오란 등 총 3곳이다.

이 부장은 “또 하나의 편견은 중국에서 상장을 못한 2군 기업들이 한국 거래소로 온다는 것”이라며 “중국 고섬 사태 이후로 심사요건이 까다로워졌지만, 여전히 편견이 가시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견을 없애고 실적으로 판단하려 해도 중국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기란 쉽지 않다”며 “최근 중국 기업들이 한국에 사무소를 만들고, 오너(CEO)가 직접 한국을 방문하는 등의 궁여지책을 내놓는 것도 여기서 기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이 대부분 중ㆍ소형주(株)라는 점을 꼽았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전무)은 “현재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규모나 매출액 등 여러 측면에서 1등주, 혹은 대형주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우리나라 기업에 투자하는 외국인들도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고 재정건전성이 증명된 대기업에 투자하는 경향이 크듯 우리도 마찬가지로 대기업들이 다수 포진된 선강퉁에 더 투자 심리를 기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강퉁 중ㆍ소형주도 한국 거래소의 중국 기업들이 겪는 고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외국계 기업에 투자할 때는 투자 심리가 대형주로 기울기 때문에 국내 중국 상장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이용철 부장도 “중국 본토에서는 신성장 사업들이 높은 벨류에이션을 받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러한 신성장 사업들에 거품이 있을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라며 “현재 한국 거래소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은 중국 신성장 사업체나 중·소 기업이기 때문에 대형·중견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선강퉁과는 온도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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