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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난 미국의 애완견이 아니다”
[헤럴드경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나는 미국의 애완견이 아니다”라는 돌발 발언을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5일 일본 방문에 앞서 가진 출국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냥해 “이 땅에서 필리핀 군인을 제외하고 어떤 군대도 더는 보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간 필리핀스타와 GMA 방송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자신이 오래 권좌에 있게 되면 미국은 필리핀과 맺은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잊어야 할 수도 있다면서 협정 폐기 가능성을 다시 한 번 거론했다.

양국은 미국에 10년 간 필리핀 군사기지 접근과 이용을 허용하고 미군 배치지역에 별도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내용의 EDCA를 2014년 4월 체결했다.

중국 견제용인 이 협정에 따라 베니그노 아키노 전 필리핀 정부는 남중국해를 마주 보는 팔라완 섬의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 기지를 비롯해 5개 군사기지를 미군에 제공하기로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두테르테 대통령은 미국이 필리핀을 ‘목줄을 맨 개’처럼 다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자신이 벌이는 ‘마약과의 유혈전쟁’에 대해 우려하는 외국인 기업들이 있다면 짐을 싸서 필리핀을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전날 필리핀을 방문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담당 차관보가 두테르테 대통령의 반미 행보와 마약 소탕방식에 우려를 표명한 데 대해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일본 방문에 앞서 일본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는 미국과의 군사동맹이 유일하며 중국과 군사동맹을 맺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중국 방문 기간에 미국과의 ‘결별’을 선언했다가 단교 논란으로 확산하자 이를 부인하며 외교정책의 분리를 말한 것이라고 한 발 뒤로 물러섰다.

미국은 필리핀과의 확고한 동맹을 강조하고 있지만 두테르테 대통령의 ‘친중 반미’ 행보에 미뤄볼 때 양국의 군사ㆍ경제적 연대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6일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과 필리핀의 관계 정상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군사적 패권 확장을 견제하려면 미국, 필리핀 사이가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두테르테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주목된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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