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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기씨 사망 이후] 경찰 부검영장 再집행 포기…“투쟁본부에 책임”
3시간여간 유족과 대치 끝…영장 집행 포기
“협의 결렬 책임, 투쟁본부에”…회견뒤 철수
사실상 영장기한 끝나…법원에 재신청 검토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찰이 지난해 11월 1차 ‘민중총궐기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혼수상태에 빠진 끝에 숨진 백남기 씨의 부검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철수를 발표했다. 그러나 영장 재신청에 대해서는 “협의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해 재신청 가능성을 남겨뒀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은 25일 오후 5시50분께 백 씨의 빈소가 마련된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치 3시간 만에 철수를 발표했다. 홍 서장은 “유족의 반대로 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철수를 시작한다”며 “영장 재신청에 대해서는 향후 서울경찰청과 협의해 재신청 여부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회견에서 “야간에 무리하게 영장을 집행할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사회적 논란이 심한만큼 부검으로 정확한 사인을 밝혀야 한다는 경찰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또 “경찰은 수차례 유족의 의사를 확인하려 했지만, 유족의 반대로 직접 만나지 못했다”며 “영장 집행 실패에 대한 책임은 투쟁본부에 있다”고 강조했다.
홍완선 서울 종로경찰서장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남기 씨에 대한 부검 영장 집행을 포기하고 철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유오상 기자/osyoo@heraldcorp.com

홍 서장은 회견을 마친 뒤 준비한 차량을 이용해 회견장을 급히 빠져나갔다. 이날 영장 집행을 위해 병원 밖에서 대기하던 9개 중대 1000여 명의 경찰 병력도 곧 이어 철수했다. 철수 과정에서 일부 흥분한 시민들과 경찰 간 충돌이 있었지만, 크게 번지지는 않았다.

경찰의 철수 결정에 대해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이하 투쟁본부)는 “보여주기식 깜짝쇼에 지나지 않는다”며 “경찰이 계속해 집행 의사를 밝힌 이상 투쟁본부도 투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투쟁본부 관계자는 “유족이 이미 수차례에 걸쳐 경찰과의 협의 의사가 없음을 통보했다”며 “그럼에도 영장 마지막 날까지 대규모 인원을 동원해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의 재신청 가능성에 대해서도 법률 대리인, 각계 시민단체들과 힘을 합쳐 끝까지 투쟁하겠다”고 했다.

경찰은 사실상 부검영장 기한이 지남에 따라 법원에 기존 영장을 반납하고 부검영장을 재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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