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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發 개헌론] “참 나쁜 대통령” vs “그 말 이제 돌려준다”…9년 9개월 만에 공수 뒤바뀐 與野
[헤럴드경제=장필수 기자] ‘“오로지 지지율 수렁에 빠진 대통령 구하기의 정치 노림수와 오기일 뿐이다. 국민이 불행하고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스러울 뿐이다(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 논평 2007.1.9)’는 새누리당의 말씀도 이제 돌려 드린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개헌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자,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내놓은 현안 브리핑 중 일부분이다. 
[사진=박근혜 대통령이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정부의 2017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취임 후 네번째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9년 9개월 만에 여야가 ‘개헌’이라는 주제를 놓고 공수(攻守)를 교대했다. 지난 2007년 1월 9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국민 특별담화를 통해 전격적으로 ‘4년 연임제 개헌’을 제안했다. 임기를 약 1년 정도 남겨둔 노 전 대통령의 개헌 승부수는 당시 범여권의 신당논의나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빅3’의 경선 이슈를 한꺼번에 집어삼키면서 대선정국을 개헌정국으로 바꾸어놓았다.

야당인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정치적 노림수가 담긴 정략적 의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게다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지지도는 부동산 정책 실패 등으로 임기 중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한나라당은 다음날 긴급 의원 총회를 열고 “노 대통령의 개헌 발의 주장은 국정 실패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고 정국 주도권 장악과 재집권을 위한 국면 전환용 정치공세”라고 비판했다.

당시 유력 대선 후보였던 박 대통령도 거들었다. 그는 “참 나쁜 대통령이다. 국민이 불행하다. 대통령 눈에는 선거밖에 안 보이는가”라고 맹비난했었다. 

‘낮은 지지율로 인한 국면 전환’이라는 비판이 야당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2007년 1월 9일과 2016년 10월 24일은 유사하다. 최순실로 통하는 권력형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진 가운데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나온 개헌에 대해 야당인 민주당은 ‘정략적 꼼수’로 규정하고 있다.

기 원내대변인은 “이번 개헌 제안이 최순실 게이트를 덮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우병우 수석에 대한 논란을 없애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추락하는 지지율을 블랙홀로 만회하겠다는 꼼수가 아니라면 얼마든지 환영하고, 진지하게 논의하면서 국민 뜻을 모아가겠다”고 말했다.

현재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또한 이날 입장 발표문을 통해 “권력형 비리 게이트와 민생파탄을 덮기 위한 꼼수로 개헌을 악용해선 안 된다. 그거야말로 정략적 방탄 개헌”이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최순실 게이트 의혹 해소와 민생 경제살리기에 집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essentia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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