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요광장] 중국과의 새로운 산업협력 모델이 필요하다
매일 아침 신문을 들여다 보면 중국 관련 기사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 한중 국교수립(1992년)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경제 이슈가 확연히 늘었다는 점이다. 그도 그럴 것이 24년간 진화해온 양국간의 경제변화는 약 35배에 달하는 교역규모로 성장해왔다.

뒤돌아보면 ‘격세지감’이라는 말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중국은 한때 우리에게 아주 가깝고도 먼 나라였다. 철의 장막으로 알려진 러시아와 함께 외국과의 담을 쌓고 ‘죽의 장막’을 쳤을 때에는 지리적으로는 매우 가까웠지만 모르는 것이 많은 미지의 땅이었다.

그러나 덩샤오핑(鄧小平)의 실용노선에 따른 중국의 개혁개방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제 기회를 제공했고, 가까운 지리적 특성과 역사, 문화를 비롯한 동양 문화권의 친밀감이 더해져 한중 관계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발전을 이뤘다.

올해가 한중수교 24주년이다. 나이로 보면 12간지가 두번 지나 성인으로 가는 길목인 청년기에 해당한다. 그동안 한중간의 교류도 외형적 성장은 자타(自他)가 공인할 정도다. 인적, 물적 교류를 넘어 인터넷의 발달로 시공을 초월하는가 하면, 한중FTA 체결로 경제적 국경선마저 허물어지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이러한 변화에 대해 공동발전, 동반성장, 주요 교역대상국 등 아직까지 긍정적인 수식어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앞만 보고 달려온 한중관계를 한 발짝 물러나 들여다보아야 할 때다. 한중FTA 체결은 경제영토 확장이나 제2의 한중수교라는 표현만큼 중요하다. 또한, 한중관계의 르네상스 시대가 도래했다라는 말은 어떻게 보면 성장의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중관계가 성장의 변곡점에 다다르고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는 사람의 인생과도 비교되는 ‘제품수명주기이론(product life-cycle theory)’으로 비유적인 설명이 가능하다. 즉 제품은 도입(introduction), 성장(growth), 성숙(maturity), 그리고 쇠퇴(decline)의 과정을 겪는다는 것인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성숙 단계에서 상품의 업그레이드나 신상품 개발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중 관계에서도 이같은 노력은 필요하다. 중국은 자급자족의 땅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일컬어지다 어느새 세계의 시장으로 회자되고 있고, 한중 교역구조도 경쟁관계의 범위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싼 노동력과 모방의 천국으로 불리며 대중국 투자 진출이 봇물을 이루다 이젠 13억7000만 인구라는 막강한 소비수요로 블랙홀처럼 세계의 이목을 빨아들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우리의 13대 주력품목의 세계 수출시장 점유율 하락과 중국의 큰 폭 상승(2011년 15.2% → 2015년 18.28%) 등의 지표로 양국 경제의 현좌표를 엿볼 수 있다.

경공업에서 중화학공업으로, 그리고 IT시대를 넘어 새로운 가치창출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온 한국경제는 수출의 약 26%를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변화 흐름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다양한 산업군에서 현격한 기술격차로 일방적 우위를 차지해 왔던 한중 경제시대는 이미 옛말이 됐다. 중국이라는 커다란 급류에 휘말려 들어가기 보다는 양국의 경제지도를 면밀히 분석해 기술과 산업의 결합과 분업, 공동 협력사업 발굴 등 새로운 산업협력 모델을 창출해 미래의 길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양국의 지속적인 공동발전과 우리경제의 대도약을 위해 필요한 때다.

기업(경제주체)의 변화는 생존의 기본 요건이다. 73억의 인구와 217여 개국이 자리잡고 있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결코 가볍지 않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