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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00선 언제쯤…집 나간 주도주에 허덕이는 코스닥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몇 달째 700선 터치도 못하고…박스피(박스권+코스피)보다 더한 박스닥(박스권+코스닥)입니다”

올 들어 코스피가 5% 넘게 상승하며 2000선에 안착한 데 반해, 두 달 넘게 700선 아래서 비실대는 코스닥을 두고 증권가에서 나오는 볼멘소리다. 코스닥 지수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1월4일 677.79에서 이달 21일 651.77로 3.84% 하락했다.

지난 8월 중순을 끝으로 700선 진입조차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자 사이에서 ‘코스닥 위기론’이 대두되는 이유다. 

▶코스닥 실적 부진에 기관 ‘매물폭탄’=수급주체의 부재는 코스닥 지수를 좁은 박스권으로 밀어 넣는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올 들어 기관은 코스닥 시장에서만 4조5318억원 순매도하며 지수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2000억대 수준의 순매도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변준호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시장에 대한 기관의 순매도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수년간 코스닥 시장이 호조를 보였지만 전반적으로 강력한 실적 모멘텀이 뒷받침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기관 입장에서는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 코스닥 상장사의 이익 전망치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추정치를 내놓은 71개 코스닥 상장사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3조269억원이다. 한달 전(3조1116억원)과 비교해 2.7%, 석달 전(3조3020억원)보다 8.3% 낮아진 수준이다.

코스닥 박스권 돌파의 힘을 실어줬던 개미(개인투자자)마저 추가적인 순매수에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달 들어 코스닥 신용잔고는 코스피보다 1조원 가량 많은 4조3300억원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대비 신용잔고는 2%대로 최근 5년간 평균치인 1.88%를 웃돌고 있다. 높은 신용잔고는 단기 차익실현, 반대매매 등으로 한 번에 대량 매물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질 예탁잔고에도 자금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 실질 예탁금은 고객이 주식을 매수하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놓은 돈이다. 예탁금 유입 없이 순매수가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빚을 내 주식을 산 개미들이 많다는 말로 해석된다.

▶활력 잃은 시장…집 나간 ‘주도주’를 찾습니다=시장도 점차 활력을 잃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코스닥 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3조5139억원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20일까지 하루평균 3조41억원으로 떨어지며 간신히 3조원대에 턱걸이하고 있다. 이 중 7거래일은 거래대금이 2조원대에 그치기도 했다.

코스닥의 상승을 이끌 주도주의 실종도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절반을 차지하는 제약ㆍ바이오 관련 종목은 지난달 말부터 ‘한미약품 사태’의 여파로 하락세를 겪었다. 코스닥 시장의 또 다른 축으로 꼽혔던 정보기술(IT) 부품주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사태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코스닥 시장에서 제약과 IT부품 업종지수는 이달에만 각각 5.78%, 5.33%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도주 공백시기에 각종 테마주의 득세는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종목의 실적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미국에서도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어 투자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며 “코스닥 지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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