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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强)달러에…‘환차익 챙기자’ 우르르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미국의 12월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강(强)달러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되면 달러가치 상승(원화 가치 하락)으로 환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발 빠른 투자자들은 투자 상품 갈아타기에 한창인 가운데 달러 가치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달러 환매조건부채권(RP) 등 달러 관련 상품에는 뭉칫돈이 흘러들고 있다.

▶‘막차 타야 할 때’…달러자산에 돈 몰린다=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7.4원 오른 1134.9원에 마감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석 달 만에 장중 1140원 선에 진입했다. 1140원을 넘어선 건 지난 7월 26일(1142.6원) 이후 3개월 만이다.

최근 들어 그 상승세는 더욱 가팔랐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0일(1108.4원)과 비교해 일주일 만에 29.5원 뛰었다. 이는 미국의 경제지표 개선이 12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한층 높인 데다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생산 중단 여파로 원화 절하 폭이 다른 나라보다 컸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달러 강세’로 무게 추가 옮겨가면서 달러자산에 유입되는 자금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는 하우스 뷰(증권사 전망)을 내놓은 대신증권의 달러자산 잔액은 지난 14일 기준 4억4278만달러(한화 약 5050억원)로 집계됐다. 이미 연초 목표치로 제시했던 5000억원을 넘어선 수준이다.올해 상반기 말(1억9279억원)과 비교하면 하반기 들어 투자자들의 달러자산 선호가 한층 뚜렷해졌다는 점도 드러났다.

이 중 2억6397만달러(2281억원)는 달러RP에 몰렸다. 지난 6월 말 8296만달러에 불과했던 달러RP는 석 달 만에 세 배 이상 증가했다. 달러자산펀드(6215만달러), 달러채권(2322만달러), 달러 주가연계증권(ELS)(1887만달러) 등에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됐다.

개인투자자들은 쉽고 안전한 투자 방법으로 달러예금을 선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6년 9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개인의 달러화 예금은 96억8000만달러(11조400억원)로 8월보다 7억7000만달러(8781억원) 늘었다. 이는 사상 최대치로, 지난해 7월 말 50억달러(5조7025억원)와 비교하면 1년2개월 사이 두 배 수준으로 뛰었다.

연말로 갈수록 미국의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올해 3분기(7∼9월)에만 개인의 달러화 예금이 26억7000만달러(3조451억원)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펀드도 ‘달러 가치’ 투자가 대세= 펀드 시장에서도 달러 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원/달러 환율 일간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키움KOSEF 미국달러선물 레버리지 특별자산ETF’의 운용 순자산은 전날 기준 1167억원을 기록했다. 이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 규모는 올해 초 205억원에 불과했다. 원/달러 환율 수익률을 1배로 추종하는 ‘KOSEF 미국달러선물 특별자산ETF’의 순자산도 같은 기간 338억원에서 977억원으로 늘었다.

뱅크론 펀드 등 미국 금리인상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펀드도 재조명 받고 있다. 미국 뱅크론펀드 중 설정 규모가 가장 큰 ‘프랭클린 미국금리연동 뱅크론’에는 지난달에만 7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뱅크론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미국 중견기업에 담보를 받고 자금을 빌려주는 변동금리형 선순위 담보대출에 투자하는 펀드다. 이자는 리보(LIBORㆍ런던 은행간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받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 뱅크론은 이자가 금리 상승에 연동해 수익성이 상승한다.

이 외에도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의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REITs)도 주목받고 있다. 금리 인상이 ‘저물가 기조의 종료’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관측과 함께 미국 물가 상승률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물가연계채권(TIPS) 펀드도 양호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달러자산의 가치 상승에 대한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속도는 경제지표의 호조에 따른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더라도 과도한 상승, 즉 오버슈팅(Overshootingㆍ일시적 급등)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드 브렉시트(Hard Brexit) 이슈 등과 같은 충격이 반영돼 단기적인 강세를 보였고, 지난 7월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상대적으로 낮아 오버슈팅이 발생할 환경이 조성됐던 만큼 달러의 추세적 강세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an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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