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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7개의 악기’ 오리엔탈 쇼커스, “‘자체제작’ 그룹이라 불러주세요”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7인조 혼성 밴드. 그것도 ‘브라스 밴드’다. 기타, 드럼에 관악기가 얹어진다. 보컬까지 7개의 악기로 노래하는 밴드, 오리엔탈 쇼커스를 만났다.

지난 28일 오후 4시 서울 합정동의 한 카페, 오리엔탈 쇼커스(장철호(리더, 베이스), 김그레(보컬), 김현경(키보드, 트럼본), 한영광(섹소폰), 조진성(기타), 김여레(트럼펫, 하모니카))가 들어서니 테라스 두 자리가 꽉 들어찼다. 이날 개인적인 사정으로 김기원(드럼)은 참석하지 못했다.

‘브라스 밴드’란 관악기를 주체로 한 합주체를 말한다. 오리엔탈 쇼커스 7명의 멤버는 모두 실용음악과 학생들로, ‘전공자’다. 다룰 수 있는 악기도 다양하다. 특히 작곡을 전공한 김현경은 키보드는 기본, 바이올린 등 다양한 악기 연주가 가능하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인디밴드를 한다고 하면 인디 신에서는 눈초리가 좋지만은 않아요. 비전공자가 하는 밴드가 더 우대를 받는 게 있죠.”

그래도 이들이 실용음악과를 졸업했기에 누구보다 자신이 맡은 악기에 대한 자신은 넘쳤다. 전공자여서 좋은 점은 “보다 완성도 높은 음악을 체계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처음 결성되게 된 계기도 “전공”이었다. 학교 동문부터 시작해 같은 전공을 한 친구들이 하나 둘 모였고, 지금의 7명이 됐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이 팀의 가장 큰 특징은 “세션 없이 모든 걸 자체체작한다”는 것이다. 이름바 ‘자체제작 그룹’인 셈이다. 작사, 작곡은 물론 모든 악기 연주가 능통하니 7명 내에서 어떤 음악이든 완성될 수 있다.

“부대찌개 같은 팀”이죠. 7명이 서로 정말 다르다고 했다. 나이, 성별, 종교, 심지어 좋아하는 음악 장르도 다르다. 그래서 좋은 점도 있다. “7명이서 정말 다 다른데 ‘이래서 되겠어?’라고 생각했을 때 하나의 완성된 음악, 결과물이 나왔을 때 그 희열이 있어요.”

“이름이 조금 어렵죠?” (보컬 김그레) 오리엔탈 쇼커스의 ‘오리엔탈’은 “그냥 붙였다”고 했지만, ‘쇼커스’는 “무대 위에서 서커스의 광대처럼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겠다”는 생각에서 만들었다. 원래는 서커스였지만 “무대 위에서 보여지는 것들이 결국은 한편의 ‘쇼(Show)’기 때문에” 이름을 바꿨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7명 누구 할 것 없이 즐기는 팀”이라고 말했다. 한 편의 쇼를 위해 무대에 서고,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다른 팀도 해봤지만, 보컬만 빛이 나는 경우가 많은데 저는 이 팀을 하면서 ‘나도 이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구나’를 알았어요. 기타, 베이스, 드럼은 ‘백업맨’이라고 해서 뒤에서 연주하는데 우리 팀에서는 모두가 빛날 수 있고, 주체가 될 수 있다는 공연을 많이 했어요. 저희 한 명 한명의 개성이 다 살아나는 그런 무대를 만들고 있는 것 같아요.” (리더 장철호)

“없었던 흥을 이 밴드에 와서 찾았다”는 막내 김여레의 말처럼, 이들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2년 연속 러브콜을 받았다. “관객들 반응이 정말 좋아요. 이제는 라이브 무대 반응도 좋지만, 음원 반응도 좋았으면 좋겠어요. (웃음)” (보컬 김그레)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이들은 홍대 신에서 인디밴드로 활동하다 지난 2014년 첫 앨범 ‘쇼커스(Showcus)’로 가요계에 정식 데뷔했다. 이후 이들을 더 끈끈하게 만든 건 KBS ‘탑 밴드(Top Band) 시즌 3’ 출연이었다.

“저희한테는 실험적인 무대였어요. 대중적인 테스트를 받고 싶었어요. 인디밴드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중들한테 얼마나 영향력이 있을까. 순위에 올라간단 생각도 안 하고 올라갔어요. 우연치 않게 나갔는데 승승장구해서 8강까지 올라갔죠.” 이들은 당시 8강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기대도 안 했는데 8강까지 올라가서 우선 너무 신기했죠. 원래는 느긋하게 음악작업을 했었는데 그때 1주일에 거의 1곡씩 미션곡이 주어지니까 서로 더 뭉치게 되고 배운 것도 많았던 것 같아요. 8강까지 갔던 게 더 좋았던 것 같아요. 무대에서 즐길 수 있었던 만큼 딱 끝내고 나온 것 같아요. 후회는 없습니다.” (리더 장철호)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이들의 곡은 SBS ‘런닝맨’ 등 다수 방송 예능프로그램 주제곡, 배경곡으로 삽입됐다. 또, 2016 케이루키즈에도 선정되는 등 조금씩 조금씩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에도 첫 정규 앨범 ‘오리엔탈쇼커스’를 발매했다. “이번 타이틀곡 ‘정체공기’는 이전 앨범들과는 조금 달라요. 전자음도 넣고, 변화를 많이 시도했어요. 브라스 밴드에서 낼 수 없는 소리도 넣고 해서 좀 더 대중들에게 다가가는 음악을 하고 싶었어요.” ‘대중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쉽게 들을 수 있는 곡, 그런 노래를 하고 싶어요.”(보컬 김그레)

“오래 음악을 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이들 상당수는 다른 밴드에서 불화를 겪은 경험이 있다. “한 밴드로 음악을 하는 게 굉장히 힘들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에 대식구로 오래하기 어렵지만 값어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애를 낳고 해도 40대 50대가 돼도 그때도 참 잘한다는 팀이 됐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빛을 못 보더라도 ‘아 이 사람들 아직도 밴드한데 근데 좋아’, 그런 밴드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다른 인터뷰에서 MBC ‘무한도전’ 나가고 싶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얘기했어요. 방송에 나가면 좋겠지만, 현실적인 제 꿈은 아무 탈 없이 해서 우리가 만족하는 앨범을 내는 것. 계속 변화를 해나가는 거요.”(리더 장철호)

leun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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