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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00억 ‘슈퍼 현미경’ 준공…세계서 3번째
[헤럴드경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3번째로 생명 현상의 비밀을 푸는 ‘슈퍼 현미경’으로 불리는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보유국이 됐다.

방사광 가속기는 빛의 속도에 가까운 초고속으로 가속한 전자에서 나온 밝은 빛으로 물질의 미세구조와 현상을 관찰하는 거대한 연구 시설이다. 빛을 이용해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수십만분의 1에 해당하는 나노(10억분의 1)세계의 물질의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포착해 내는 ‘최첨단의 거대 현미경’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전경]

이번에 포항에 들어선 4세대 가속기는 미국(2009년), 일본(2012년)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신약, 미래형 청정 에너지, ITㆍ반도체 소자산업, 바이오등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신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포스텍은 29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과 최양희 미래부 장관, 과학기술인, 포스텍 및 유관기관 관계자 등 2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상북도 포항시에 있는 포스텍 부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포항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준공식을 개최했다.

이 시설을 건설하는 데 지난 2011년 4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5년 동안 총 4298억원의 재원이 투입됐다. 올해 4월 전자를 발생시키고 공급하는 장치인 ‘전자총’ 시운전을 시작했고 2개월 만인 6월에는 ‘꿈의 빛’으로 불리는 4세대 가속기의 빛인 ‘X-선 자유전자 레이저’를 발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4세대 가속기가 만들어 내는 X-선 자유전자 레이저는 3세대 가속기보다 1억배(태양의 100경(京) 배)나 밝고 파장은 짧아 3세대와 달리 살아 있는 물질의 분자구조의 움직임을 나노초(10억분의 1)의 1000만분의 1초인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단위까지 분석할 수 있다.

국내 4세대 가속기의 전체 부지 넓이는 12만620 ㎡(약 3만6488평)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 아파트 762채의 대지 지분과 비슷하다. 건물 연면적은 3만6764㎡(약 1만1121평)규모에 달한다. 원형인 기존 3세대 가속기와 달리 건물 길이 1110m, 높이 3m에 달하는 국내에서 가장 긴 직선형의 단층 건물로 지어졌다.

포스텍은 가속기 제작 과정에서 기존 3세대 가속기 인력과 인프라를 공동 활용해 국비를 크게 절감했다. 포스텍(가속기연구소)과 국내 중소ㆍ중견기업과의 산ㆍ학ㆍ연 협력을 통해, 주요 핵심 장치의 70%를 국산화해 523억원의 예산을 아꼈다. 자체 개발한 초정밀 전자빔 위치측정장치(Cavity BPM)를 기술 종주국인 미국의 최신 4세대 방사광 가속기에 역수출하는 쾌거도 이뤘다. 
[사진= 포항 4세대 방사광 가속기 내부]

미래부와 포스텍은 올 12월까지 국내외 연구진이 참여하는 데모 실험을 거쳐 내년부터 이용자를 받을 방침이다.

4세대 가속기의 안정적 운영과 장비의 성능향상을 위해 운영비 지원과 신약개발 등 가속기 활용 연구에 대한 지원도 강화해 가속기 운영 예산을 올해 153억원에서 내년에는 213억원으로 늘릴 방침이다.

배태민 미래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첨단기술의 집약체인 4세대 방사광 가속기를 세계에서 3번째로 우리 기술로 설계하고 제작해 과학한국의 저력을 전세계에 떨치게 되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4세대 방사광가속기의 건설과 장치개발 기여한 연구자와 기업인 등 35명에게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사업을 총괄한 고인수 사업단장은 과학기술훈장 혁신장을, 핵심장치를 개발한 김동언 박사는 과학기술훈장 도약장을 받았다. 포항가속기연구소의 이흥수 책임 연구원, 박기현 수석대우연구원, 강태희 수석연구원이 과학기술포장을, 한성환 미래부 기술서기관, 김광우 포항가속기연구소 책임연구원, 신현석 ㈜포스코 ICT 부장, ㈜비트로테크가 대통령표창을 받는 등 총 19명의 연구자가 정부 포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상현 기자/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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