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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수주 10년만에 최악…대형건설사 구조조정 칼바람?
저유가 장기화로 해외건설 부진

시공능력 평가 3위 포스코건설

연말까지 500여명 구조조정 확정

삼성물산, 작년부터 희망퇴직 진행

이달초 주택사업부 폐지등 조직개편



건설업계에 구조조정 한파가 불어 닥칠 것으로 보인다. 해외 건설사업의 부진으로 구조조정과 조직 통폐합을 결정하는 업체가 늘고 있어서다. 국내에선 주택사업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10년 만에 최악의 수주 실적이 예상되면서 충격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다.

28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3위의 포스코건설은 올해 말까지 500여 명의 구조조정안을 확정했다. 이날 임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에 대한 사전 설명회를 진행한다. 구조조정 대상자와 보상 조건, 희망퇴직 처리 요령 등을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건설 직원은 정규직 3455명, 기간제 1897명으로 총 5352명이다. 희망퇴직 인원을 놓고 보면 전체 직원의 10%를 감축하는 셈이다. 구조조정의 배경으로는 브라질 제철소 등 해외사업의 영업실적 악화가 거론된다.

포스코건설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3조3655억원으로 작년 대비 1조원 이상 떨어졌다. 영업적자도 177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익(1381억원)에 크게 못 미쳤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지난 4일 포스코건설의 신용등급을 ‘Baa3’에서 ‘B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구조조정은 그룹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으로 해외 발전ㆍ플랜트 부문 인력 감축이 상대적으로 많을 예정”이라며 “해외건설 수주와 실적 타개를 위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의 희망퇴직 규모는 코스코 400명, 포스코에너지 300명, 포스코엔지니어링 600명 등 다수의 계열사에서 진행된다. 포스코는 이 과정에서 포스코엔지니어링을 포스코건설과 합병하거나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저유가 장기화로 해외 건설사업의 부진이 이어지자 대규모 구조조정을 택하는 대형사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다. 해외 인력을 국내 주택부문으로 돌리고 희망퇴직을 권유하는 등 인력 감축에 무게중심을 둔 결정이다. 사진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공사한 우즈베키스탄 가스케미컬 플랜트. [헤럴드경제DB]

시공능력평가 4위의 대우건설은 오는 11월 진행되는 정기 인사에서 대규모 조직개편과 희망퇴직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외부 출신인 박창민 신임 사장의 첫 조직개편이라는 점에서 예년보다 대상과 규모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적으로는 발전ㆍ플랜트 부문을 합병하고 수주가 부진한 해외 인력을 축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은 앞서 올해 초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려 해외인프라 사업본부와 글로벌 관리본부를 신설하고 기존 플랜트 부문은 플랜트사업부분과 발전사업본부로 이원화하는 등 조직을 확장했다. 그러나 해외 수주가 저조한 이유로 플랜트와 발전 부문을 다시 통합하고 인력도 일정 부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부진한 해외사업과 발전ㆍ플랜트 부문의 조직 통폐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매년 진행하는 희망퇴직은 물론 플랜트 인력을 주택 부문으로 순환 배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매각이 추진 중인 대우건설은 올해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매출 5조5983억원과 영업이익 16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6월 기준 자본총계는 2조7713억원이다. 해외 신규수주는 4조6191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9254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주택ㆍ건축부문 등 국내 수주는 4조1004억원을 기록했지만, 해외 수주액은 5187억원에 그쳤다.

시공능력평가 1위의 삼성물산도 작년부터 희망퇴직 형태로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말 기준 7952명의 인력은 올해 6월 기준 7084명으로 줄었다. 이달 초에는 주택사업부를 없애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빌딩사업부 내 주택사업본부, 하이테크본부, 빌딩본부 등으로 나눴던 3개 본부를 팀으로 전환하고 주택사업본부를 ‘팀’ 단위로 축소한 결정이다. 현재 주택부문 수주를 중단하면서 한쪽에선 매각ㆍ철수설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편 대형 건설사 매출의 60∼70%를 차지했던 해외건설은 저유가 장기화와 발주 지연 등으로 10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현재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84억 달러로 집계됐다. 연간 수주액은 300억 달러 수준으로 2006년 이후 최저액을 기록할 전망이다. 해외건설 수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대림산업 등의 연말 조직개편에 찬바람이 불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정찬수 기자/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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