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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샐리와 머피의 법칙'이 지배하는 한국증시
네이버, SK하이닉스 등 잘나가는 종목은 승승장구
유통,엔터 등은 악재 첩첩…주가 소외 장기화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올해 국내증시엔 ‘샐리와 머피’만 있다. ‘잘 되는 종목’은 악재에도 살아남아 승승장구하는데, ‘안 되는 종목’은 인기도 없이 주가만 하락한다. 악재는 악재대로 겹친다.

‘샐리의 법칙’으로 살아남는 것들은 대형주 가운데서도 IT(정보기술) 업종 등이다. 반면 ‘머피의 법칙’으로 바닥을 보고있는 것들은 중소형주 중에서도 유통이나 소비재, 엔터업종 등이다.


▶샐리의 법칙, 잘되는 종목은 잘 된다=28일 코스콤이 분류한 섹터별 시세에 따르면 올 들어 인터넷 대표주는 27일 기준 15.27% 올랐고 같은 기간 IT 대표주는 14.58% 올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파동과 같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2달 전 수준을 다시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연초이후 24.52% 급등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33.82%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D램 가격 상승이란 호재를 만난 SK하이닉스는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이날도 기관과 외국인의 쌍끌이 매수세에 4만원 고지를 넘어섰다.

인터넷 대표주 가운데선 네이버가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올해 34.34%의 상승폭을 보인 네이버는 라인의 상장과 신규 메신저 스노우에 대한 기대감으로 27일도 장중 한 때 89만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엔씨소프트는 연일 52주 신고가를 달성중이다. 전날 장중 28만6000원을 기록한 엔씨소프트는 이날 역시 장중 한 때 28만7500원까지 치솟으면서 계속 고점을 높여갔다.

▶머피의 법칙, 안되는 종목은 안된다=반면 중소형주, 엔터테인먼트, 백화점, 소매유통, 음식료 업종은 올해 맥을 못췄다.

코스콤에 따르면 엔터테인먼트는 12.05% 하락했고 백화점은 12.89% 내렸다. 소매유통은 마이너스(-)15.77%의 낙폭을 보였고 음식료업종은 -24.14%로 가장 낙폭이 컸다.

이들 업종들은 지난해 메르스(MERS) 기저효과로 인한 수혜도 크지 않았을 뿐더러,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THAAD)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발 리스크에 연달아 직격탄을 맞았다. 가뜩이나 소비위축이 이어진 올 한 해 이른바 ‘김영란법’의 도입은 업종전망을 어둡게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엔터테인먼트주 가운데서는 한류를 주도하는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이 각각 -33.37%, -26.26%를 기록했다.

소매유통 중에서는 면세점주에 속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54.06%), 호텔신라(-18.88%), 신세계(-18.69%) 등이 하락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있다.

가장 타격이 심한 것은 롯데그룹이다. 음식료, 소매유통을 주력으로 하는 롯데그룹은 업황도 좋지 않은데다 오너일가에 대한 검찰의 수사로 이중고를 겪는 중이다.

올해 롯데쇼핑은 -10.75%, 롯데칠성은 -28.21%, 롯데제과는 23.93%, 롯데푸드는 -26.23%, 롯데하이마트는 -25.25% 하락폭을 보였다.

▶머피ㆍ샐리의 법칙 이어지는 증시, 중소형주도 피해가는 순환매 장세=올해 장세는 ‘중소형주보다 대형주가 낫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올 연말까지도 대형주는 샐리의 법칙이 이어지고, 중소형주는 머피의 법칙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란 예상이다.

소형주들은 실적부진에 흔들렸다. 2분기 실적만 해도 소형주들은 대형주와 비교해 크게 부진했다.

정훈석ㆍ박경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자료를 보면 스몰캡 종목들은 고평가된 가운데 이익 개선 모멘텀이 단절되는 양상”이라며 “유가증권시장 소형주의 전체 주가수익비율(PER)은 40배를 넘어선 가운데 순이익은 급감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두 연구원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공히 대형주 대비 소형주들의 실적 모멘텀이 매우 부진하다”며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 하에서 이익 모멘텀의 단절은 조정국면을 초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3분기 실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개별종목들의 조정세는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렇다보니 순환매 장세에서도 중소형주는 배제되고 있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순환매가 전개된다면 관건은 순환매의 대상”이라며 “중소형주의 기술적 반등 가능성은 높아진 시점이지만 대형주에서 중소형주로의 로테이션보다는 ‘소외대형주’ 중심의 순환매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진우 연구원은 대형주에 대한 쏠림 현상이 없었고, 중소형주는 펀더멘털상 대형주보다 매력도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투자전략도 배제되는 중소형주=투자전략도 중소형주를 비켜갔다. 과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에 투자하는 ‘모멘텀 전략’도 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성과가 좋다는 분석이다.

모멘텀 전략은 대형주보다 변동성이 높은 대신 높은 성과를 올리는 소형주들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는 코스피 상위종목들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종목을 대상으로 과거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에 투자하는 ‘모멘텀 전략’은 탁월한 성과를 기록했다”며 “특히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투자 성과를 비교하면, 대형주의 모멘텀 전략이 압도적인 우위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ygmoon@heraldcorp.com

☞머피의 법칙(Murphy’s Law)ㆍ샐리의 법칙(Sally’s Law)=머피의 법칙은 우연히 되는 일이 하나도 없는 상황을 나타내는 경험법칙을 의미하며, 샐리의 법칙은 머피의 법칙과는 반대의 개념으로 유리한 일만 계속 발생하는 상황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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