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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은행에서 보는 ‘민영화’ 주가 포인트
[헤럴드경제=김지헌 기자] 우리은행의 민영화 발표 이후 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주가 셈범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 역시 커지고 있다.

피인수기업과 인수기업의 주가 움직임, 민영화를 위해 따져야 할 적정주가 문제, 민영화 기업 가치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 1만1400원을 기록하며 7월 이후부터 19.74%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 비하면 29.25% 급등했다.

하반기 들어 우리은행 매각 소문으로 주가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틀 동안 오름세에는 매각 흥행 기대감이 반영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 피인수ㆍ인수 기업…모두 민영화에 손대면 주가는 ‘요동’ = 우리은행은 다섯 차례 민영화에서 피인수기업으로서 매번 민영화 기대가 일 때마다 주가가 상승했다.

우리금융(2014년 11월 우리은행에 합병됨)이 매각 대상이던 첫번째 공고 당시, 1만3000원대를 기록하던 주가는 매각 공고와 더불어 보름 넘게 오름세를 보이면서 이미 1만5000원을 웃돌았다.

그러다가 민영화가 물건너가면 다시 주가는 빠지는 일도 반복됐다.

지난 2014년에 네번째 민영화에 실패한 뒤 이듬해 초에 우리은행 주가는 우리금융을 흡수 합병해 재상장하기 전 주가(1만1900원)보다 21%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민영화 기대감에 피인수기업의 주가가 오르내리는 동안, 인수기업의 주가 역시 요동치기는 마찬가지다.

인수기업 역시 인수 과정에서 기업 가치가 재평가 되기 때문이다.

첫번째 매각 당시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인수 계획 발표 당시 최대주주였던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지분을 전량 매각하면서 하나금융의 주가 역시 급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세번째 매각 공고 당시에도 유력한 인수 후보였던 KB금융의 주가는 입찰 불참을 결정하고서야 하락세가 오름세로 전환됐다.

KB금융의 인수에 대한 정치권의 부정적인 시각과 합병 이후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국민ㆍ우리은행 노동조합의 반대로 오히려 우리금융 인수는 KB금융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던 것이다.


▶너무 비싸도 NO! 너무 싸도 NO! = 우리은행의 적정 주가 수준 논의 역시 민영화 과정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가 투입한 공적자금을 100% 회수하려면 정부가 보유한 지분 51%를 주당 1만2980원에 팔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1만3000원은 돼야 한다는 논의는 과거부터 이어졌다.

우리은행에 투입된 공적자금 12조7663억원 중 현재까지 회수된 금액이 8조2869억원으로 주당 1만3000원에 30%(2억280만주) 지분을 주당 1만3000원에 매각하면 2조6364억원이 회수하고, 나머지 지분도 주가 상승으로 차익 실현이 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꼭 주가가 높아야 좋은 것은 아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높은 주가가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예비입찰에서 전략적 투자자(SI)보다 재무적 투자자(FI)가 많이 참여했다는 점 역시 주가가 급등하는 경우 오히려 인수가 실패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평가된다.

FI는 우리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40배(은행업종 평균 0.46배)로 저평가받는 상태라는 것을 노리고 향후 주가 상승에 의한 차익 실현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기 때문이다.

우리은행뿐 아니라 지난 1월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민영화 과정에서도 적정 주가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국산 헬기 에어버스 납품 등 실적을 통해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주가가 1년만에 80% 가까이 주가가 급등하자, 한화와 두산 등 당시 주요 인수후보들이 지분을 팔고 떠나면서 해당 주가는 나흘 만에 16%나 급락하기도 했다.

▶민영화 기업의 가치 하락…주가 하락 = 지난해에는 우리은행 주가가 1만원을 넘지 못하면서, 오히려 민영화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낮아진 주가는 민영화 원칙 중 하나인 ‘조기 민영화’에만 목표를 둔다면 큰 문제가 없었지만,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우리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 우리F&I 등 핵심 자회사들을 매각하면서 우리금융지주에서 우리은행으로 축소되면서 기업가치가 하락한 것을 문제 삼았다.

기업 가치 하락 영향으로 지난 2014년에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중국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인수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미국 금융사 JC플라워 역시 HK저축은행 인수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시절에는 자회사가 알차다보니 유럽, 중국계 금융사들이 관심을 보였다“며 “민영화에 대한 피로감으로 자회사를 매각하게 되며 민영화 자체가 가로막힐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a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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