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단독] 1급 발암물질 ‘석면’ 위험지대에 초ㆍ중ㆍ고 64곳…LHㆍSH 개발지 중 ‘절반’
[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건설현장 101곳에서 법정기준치(1%) 이상의 석면이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석면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석면이 검출된 건설현장 100미터(m) 이내에 위치한 초ㆍ중ㆍ고등학교도 64곳에 달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소년 건강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맹우 새누리당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법정기준치 이상의 석면이 나온 LH와 SH의 건설현장은 모두 101곳에 이르렀다. 이는 지난 2014년보다 11곳이 늘어난 수치다. 석면은 지난 1977년 WHO에 의해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된 이후, 2009년부터 국내 사용이 전면 금지됐다. 석면에 노출되면 폐암 발병률이 크게 늘어난다.

실제 경북대 환경에너지공학과 김수영 교수팀은 최근 “관세청의 석면 수출입 통계 데이터와 통계청의 사망 원인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석면으로 인한 사망자가 향후 20년간 2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고 밝힌 바 있다. 장기간의 석면 노출 결과 폐ㆍ심장ㆍ간 등을 둘러싸고 있는 막(膜)에 종양이 발생하는 ‘중피종’이 다량 발생할 것이라는 것이 김 교수팀의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석면 위험지대’ 100m 안에 초ㆍ중ㆍ고등학교 64곳이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LH가 주관하는 ‘위례 신도시 개발사업 1ㆍ2공구’ 근처에는 각각 초ㆍ중등학교 3곳과 고등학교 2곳(총 8곳)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시흥은계 공공주택지구’ 인근에는 총 12곳(초6, 중4, 고2), ‘고양원흥 공공주택지구’ 인근에는 총 5곳의 학교(초2, 중1, 고1)가 있었다.

전수 분석 결과에서는 석면검출 건설현장 100m 이내에 초등학교(31곳, 48%)가 가장 많았으며, 중학교(17곳, 27%), 고등학교(16곳, 23%)가 그 뒤를 이었다. 석면노출에 따른 악영향이 최단 10년에서 최장 35년까지 잠복할 수 있음을 고려하면, 사실상 ‘최고위험군’인 아동들이 고스란히 발암 사각지대에 방치된 셈이다. 박 의원은 이에 대해 “초ㆍ중ㆍ고등학교 주변 택지개발 현장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된 만큼, 청소년의 건강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관련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esyep@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