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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박용호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위원장]청년 한 사람을 위해서는 온 나라가 필요하다.
아프리카 속담에 ‘아이 한 명을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다. 하나의 인격체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부모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 말을 우리나라의 미래 그 자체인 ‘청년’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두 말할 필요 없다. 청년 한 사람의 온전한 성장을 위해선 나라 전체가 필요하다. ‘청년수당’에 온나라가 들썩거리는 이유다. 

학업과 진로, 심지어 생존에 허덕이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적 노력은 환영할 일이다. 청년위원회도 우리 청년들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여과 없이 듣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있다. 요즘 청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누구나 알다시피 ‘일자리’, ‘취업’이다. 좀 더 궁극적으로, 그들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한 사람의 온전한 어른이 되는 것, 즉 ‘성장’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 저마다 ‘무엇’이 되고자 꿈을 꾸었다. 그리고 각자 꿈을 이루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했다. 그것이 부모님 말씀 잘 듣고 학교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든, 나름의 방법대로 도전하고 부딪혀보는 것이든, 또는 현실에 맞게 꿈을 조정하는 것이든. 우리 청년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 성장하는 중이다.

그들을 지켜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청년들은 현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그 현실 속에서 두 발로 서기 위해 치열하게, 그리고 똑똑하게 맞서고 있다는 점이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을 나약하게만 보지만 가혹한 현실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은 바로 청년이며, 그 현실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오직 청년이다. 청년들은 나름대로 제 몫을 해내는 어른이 되기 위해 성장통을 앓고 있다. 이 성장통의 해답은 무엇일까?

정부는 청년의 성장을 돕고 그들이 만들어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취업활동 참여를 맞춤형으로 지원하는 ‘취업성공패키지’부터 중소기업 근로청년을 위한 ‘청년내일채움공제’, 미래성장산업인 서비스‧신산업 육성과 규제개혁, 기업의 채용여건 개선을 위한 노동시장 구조개혁까지. 각각의 정책들은 ‘미래 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일관된 비전을 향하고 있다. 그야말로 백년대계로 풀어야 할 일이다.

이런 점에서 청년에게 현금을 지급하는 게 과연 최선의 정책수단인지, 기성세대의 손쉬운 방법이 그들의 잠재력을 훼손하는 것은 아닐지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청년수당을 받기 위해 기존의 취업성공패키지를 취소하는 사례가 벌써 나타나는 중이다. 정책적 혼선으로 인해 청년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온 나라가 힘을 모아도 부족한데, 청년들의 목표를 어지럽히는 게 아닌지 안타깝다.

지역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지방자치의 자율성은 중요하며 지역 여건에 따른 정책 집행은 당연하다. 그러나 적어도 미래 세대에 대해서는 좀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자. 서울시 청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청년 모두가 우리들의 자식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현금지원 여력이 없는 지역의 청년과 부모들은 어떤 마음이 될 것인지, 또 각 지자체에서 너도 나도 유사정책을 시행다면 지방재정은 어떻게 될 것인지도 걱정스럽다.

하나의 세대를 행복하게 하는 일이 결코 쉬울 리 없다. 쉽게 가면 탈이 난다. 이것도 어찌 보면 쉬운 방법으로 성과를 보려는 기성세대의 욕심일 수 있다. 청년을 유혹의 틀에 가두지 말고, 대양으로 나갈 수 있도록 물꼬를 트고 물길을 만들어주자. 조금 더디고 당장은 윤이 나지 않을지라도 온 나라가 힘을 모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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