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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H의 저주…조양호ㆍ현정은 회장 천문학적 경영실패 수업료
수조원대 지원 불구, 경영권 뺐겨

현대상선, 채권단 소유로…한진해운, 법정관리→청산 수순

양대 국적선사 올들어 시총 1/3로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세계를 호령하던 양대 국적 선사(현대상선ㆍ한진해운)의 몰락까지는 채 1년이 걸리지 않았다.

해운업계 글로벌 불황과 경영실패의 수업료는 너무 비쌌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알짜 지분 매각ㆍ유상증자 등 계열사를 통한 수조원대 우회 지원과 직접적인 사재출연에도 불구하고 결국 정상화에 실패하며 채권단에게 경영권을 뺐기거나, 법정관리→청산 수순을 통해 시장에서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헤럴드DB]

양대 국적선사의 시가총액은 올들어서만 30%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두차례 감자 후 현대그룹 떠난 현대상선=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시가총액은 올들어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말 9225억원 수준이던 현대상선 시총은 신주상장으로 KDB산업은행 자회사로 편입되기 이전일인 8월 4일 종가기준 2328억원(-74.76%)으로 쪼그라들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헤럴드DB]

한진해운도 8916억원에서 30일 종가기준 3041억원(-65.89%)으로 주저앉았다.

특히 현대상선은 올해 두차례의 감자를 거치며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와 현정은 회장 지분이 확 줄었다. 

지난 4월 7:1 감자에 이어 8월에는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하는 무상감자가 진행됐다. 이 과정을 거치며 최대주주였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은 17.51%에서 3.26%로 줄었고, 현정은 전 현대상선 회장 지분도 1.65%에서 0.31%로 줄었다. 

현대상선은 지난 3월 21일 자율협약을 신청하기 전, 2차 구조조정에 돌입 자산매각을 진행했다. 에이치라인해운에 벌크 전용선 사업부를 매각(1200억원), 싱가포르항만공사와 현대부산신항만 지분 매각(800억원), 현대증권지분 22.56%를 KB금융지주에 매각(1조2500억원)했다.

그 사이 현정은 회장은 현대상선 경영권을 내려놓는 동시에 300억원의 사재출연도 했다. 

회사를 살리기엔 역부족이었지만 대주주가 스스로 책임감을 보였다는데 공감대가 있었다.

현대상선은 지난 5일부로 현대그룹을 떠났다. 현대그룹은 이제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아산만을 거느린 소그룹으로 위상이 격하됐다. 

▶법정관리 앞둔 한진해운 추가 수업료는= 자립의 길로 들어선 현대상선과 달리 법정관리를 맞게된 한진해운의 수업료는 더 뼈아프다.

국내 1위, 글로벌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6년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별세하면서 부터다.

해운사 경험이 없는 조 회장 부인인 최은영 전 회장이 경영에 나서면서 단기실적에 급급했고, 비싼 용선을 늘려 회사 재무상황이 악화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 경영권을 최 전 회장으로부터 넘겨받았다.

구원투수로 나선 조 회장은 이미 부실이 커질대로 커진 상태였던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는 평가다.

알짜자산이던 에쓰오일(지분28.41%)을 전량 매각해 계열사를 통해 지원한 자금만 2조원 가까이다.

에쓰오일 매각 대금 중 차입금 상환을 제외하고 남은 9000억원 대부분을 한진해운에 쏟아부었고, 대한항공도 유상증자 4000억원, 영구채 2200억원, 교환사채 차액정산 보증으로 2000억원 등 8259억원을 지원했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지원 탓에 대한항공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1082%까지 치솟아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주)한진은 신항만ㆍ평택터미널 지분 인수 등을 통해 2351억원을, 한진칼은 한진해운의 미국, 유럽연합, 아시아 상표권을 매입하며 1857억원을 보탰다. 

그럼에도 부실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한진해운은 결국 자율협약을 신청하게 된다.

추가자구안으로 5000억원을 제시했으나, 채권단의 눈높이를 맞추지는 못했다. 산업은행은 계획된 채무재조정이 성사되더라도 부족자금 규모가 1조~1조3000억원에 이른다고 보고, 한진이 제시한 금액이 부족자금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조단위의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음에도 유동성부족에 발목잡힌 한진해운은 이제 법정관리를 앞두고 있다.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추가로 지불해야할 수업료도 만만치 않다. 한진해운 대주주인 대한항공(33.23%)의 손실액은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현실화하면 대한항공 손실액은 ▷ 한진해운 잔여지분 손상차손 4448억원 ▷ 신종자본증권 손상차손 2200억원 ▷ 영구 교환사채 차액정산 1571억원 등 모두 8219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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