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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신하균, “얼굴 모자이크, 내가 뭘 잘못한 줄…결혼 생각은 아직”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네” “아니요”의 단답형, “즐거운 촬영이었습니다”라는 식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다는 뜻의 유행어). 배우 신하균(42)은 짧고 담백한 답변으로 악명(?)이 높다. 한 방송에서 “다음 생에 태어난다면?”이라는 리포터의 질문에 “좋겠다”라고 엉뚱하게 답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의 짧은 말들에 오죽하면 영화 ‘올레’(감독 채두병) 시사회에서 진행자는 “신하균씨 조금 길게 답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 그러면 그는 아주 조금 긴 답변을 내놓곤 했다.

그런데, 실제로 만난 그는 의외로 길고 재치있는 답변을 이어나갔다. 40대가 코앞인 세 남자의 제주도 여행기를 담아낸 ‘올레’ 개봉을 앞두고 오랜만에 스크린 나들이에 나선 그를 만났다. 

25일 개봉한 영화 ‘올레’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배우 신하균을 만났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답답한 중년 남자들이 보면서 웃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요. 제가 안 해 본 캐릭터이기도 하고요.” 정말 그렇다. 그동안 ‘똘기’ 있거나 한없이 진중한 인물들을 연기해온 그이지만, ‘올레’에서는 아직 철이 덜 든 ‘청년같은 중년’을 연기했다. 39세 미혼인 ‘중필’은 대기업 과장으로 승승장구하지만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희망퇴직 대상자가 된다.

게다가 그는 지질했던 첫사랑의 기억도 떨쳐버리지 못해 여자에게 다가가기 소심한 남자. 신하균의 한심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는 느낌도 새롭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는 그의 코믹한 모습이 신선하지만, 십수 년 전 연극무대에서는 장진 감독의 ‘택시 드리벌’, ‘박수칠 때 떠나라’ 등 코믹 연극에 많이 출연했다. ‘택시 드리벌’ 때는 택시 타는 손님들로 옷을 갈아입어 가며 1인 5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코미디 연기는 어려워요. 계산을 잘못하면 되게 썰렁해질 수가 있거든요, 안 하느니만 못하고…. 너무 과하거나 모자라면 반응이 안 와요. 그런데 코미디 공연을 하면 특별한 희열이 있어요.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니까 ‘아 이런 타이밍에서 웃는구나’하고 체감이 되고, 감각이 생기죠.”

사실 ‘올레’에서 제대로 코믹한 캐릭터는 그동안 ‘센 남자’ 역할을 주로 맡아온 배우 박희순의 몫이다. 그는 사법고지가 폐지된다는 소식에 망연자실한 ‘13년째 고시생’을 연기했다. 신하균과는 서울예술대학 5년 차이 선후배다. 오만석은 잘 나가는 방송사 메인 앵커이지만 암 판정을 받은 친구로 출연한다. 영화는 이들 셋의 좌충우돌 제주도 ‘게하(게스트하우스)’ 여행기를 그려낸다.

“남자들의 로망을 건드리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시나리오를 보고 어느 정도 이해가 갔어요. 남자들이 여행가서 새로운 만남을 꿈꾸기도 하잖아요. 어린 시절의 친구를 만나서 그때 보였던 철없는 모습도 나오고요.”

25일 개봉한 영화 ‘올레’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배우 신하균을 만났다.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heraldcorp.com]

요즘 유행인 ‘아재’들의 영화라는 평에 대해서는 “난 아재라고 생각 않는다”며 웃었다. “나이는 아재 나이지만, 고등학생들처럼 노는 게 꼭 철없는 아이 같잖아요.” (웃음)

20대에는 ‘지구를 지켜라’(감독 장준환)같은 영화에서 제대로 ‘또라이’를 연기했고, 박찬욱 감독의 ‘공동경비구역 JSA’, ‘복수는 나의 것’, ‘박쥐’ 등에서도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배우 신하균의 이미지도 그렇게 굳어져 갔다. 그러나 신하균이라는 사람은 많이 변화했다고 이야기했다.

“지금이 좀 더 외향적이고 낯가림도 없어지고, 이제는 말도 많이 하는 편이에요. 20대 때는 아주 소극적이었죠.”

동료 배우 김고은과 연애 사실을 밝히기 전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5월 김고은과 김동욱의 열애설이 불거졌을 당시 함께 사진에 등장했지만 모자이크로 가려진 ‘굴욕’ 사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게 저잖아요. 제 얼굴이 모자이크돼서, 내가 뭐 잘못한 줄 알았어요.” (웃음)

올해 한국나이로 마흔둘인 그 주변에는 이제 기혼인 친구들이 많다고 했다. 미혼인 그가 친구사이에서 느끼는 변화는 없을까.

“결혼한 친구들이랑 만나도 똑같아요. 만나서 애들 사진 좀 보여주다가, 술 한 잔 들어가면 똑같아지더라고요.”

결혼하고 싶은 마음은? “체감이 안 돼요. 애들 사진 보여줘도 전 잘 모르겠더라고요.”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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