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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염 걷히자 성묘철 ②] 유난히 왕성한 벌, 조심하세요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더위가 한풀 꺾이면서 9월 추석을 앞두고 벌초 및 성묘객들이 증가하는 가운데, 올해는 말벌을 특히 조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폭염으로 말벌의 개체 수가 증가한데다 산란기를 맞아 독성도 가장 강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28일 국민안전처 등에 따르면, 지난해 소방당국이 벌집 제거를 위해 출동한 횟수는 12만8444건으로 4년 전인 2011년(6만9635건)에 비해 2배가량 증가했다. 벌 쏘임 사고로 119구급대가 출동한 경우도 7300여건이나 된다. 특히 벌집 제거 출동 중 82.2%(10만5548건)가 7~9월에 몰렸다. 


올해 역시 말벌의 기세가 여전하다. 특히 서울지역 평균 최고 온도가 34℃를 넘어가는 등 기온 자체가 높고 비도 거의 오지 않아 말벌의 개체 수가 급증, 지난해보다 피해 사례가 많다는게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지난 7일에는 벌초를 하던 40대 여성이 말벌에 온몸이 쏘이는 사고를 당했으며, 경남 산청에서는 119구조대원이 말벌 집 제거 신고를 받고 나갔다 왼쪽 눈 부위를 여러 차례 쏘여 결국 숨지기도 했다.

말벌 가운데 국내 토종인 장수말벌은 만다라톡신이라는 신경 독을 갖고 있다. 만다라톡신은 인체에 통증이나 국소 마비를 유발하는데, 특히 알레르기에 치명적이어서 쇼크와 같은 이상반응을 불러 사망에 이르게 한다. 한 번 침을 쏘면 내장이 같이 빠져 죽는 꿀벌과 달리 말벌은 여러 차례 반복해 찌를 수 있고 독성도 15배 이상 강하다.

더 골칫거리는 외래종인 등검은말벌이다. 이 말벌은 산청의 119구조대원을 사망에 이르게 한 말벌로, 한집에 사는 개체가 장수말벌의 2배를 넘을 만큼 번식력이 강하다. 또 개체 수가 많아 시골뿐 아니라 도심 주택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상대를 먼 거리까지 추격해 집단으로 공격하는 습성도 한층 고약하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이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등검은말법집을 제거할 땐 수십m 내 사람의 접근을 차단하고 진행한다.

소방당국은 말벌을 만나면 팔을 휘젓는 등 큰 동작을 해선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럴 경우 말벌을 더 자극해 피해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묘를 갔다가 말벌을 보면 침착하게 옷가지 등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리로 자세를 낮춰 현장에서 신속하게 벗어나야 한다.

또 산이나 들에 갈 때 벌 등 각종 곤충을 유인할 수 있는 화장품이나 향수 사용을 될 수 있으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 또 예초기 소음만으로도 벌떼가 공격할 수 있는 만큼 벌초 전 주변에 벌집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 특히 장수말벌은 검은색에 특별히 공격적인 반응을 보이고, 머리 부위를 주고 공격한다는 학계의 연구가 있는 만큼 흰색 모자를 쓰는 것도 말벌을 피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약 피하지 못하고 벌침에 쏘였다면 붓기와 통증을 가라앉히도록 냉찜질을 하는 것이 쇼크를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벌이 공격해오면 당황해서 팔을 휘젓거나 뿌리치지 말고 신속하게 자세를 낮춘 후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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