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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년 반 만에 논의 재개된 한일 통화스와프 왜?…“미 금리인상 가능성 등 대외 리스크 영향 크다”
[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한국과 일본 양국이 통화스와프를 1년 반개월 만에 논의를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대외적 불확실성이 크게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양국이 지난해 2월 통화스와프 계약을 전면 중단했을 당시 정부는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양호하다며 별다른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대외 리스크가 커지자 금융 안전망을 구축하는 스와프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번 통화스와프 논의 재개는 당시 계약이 중단됐을 때보다 양국간 외교관계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도 있다.

한일 양국은 27일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에서 통화스와프 논의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통화스와프가 실제 체결되는데는 시간이 몇 개월 걸리지만 논의는 통화스와프를 다시 체결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양국간 통화스와프가 다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화 스와프는 외환위기 등 비상 시에 상대국에 자국 통화를 맡기고, 상대국 통화나 달러화를 빌려올 수 있는 계약을 말한다. 한일 양국은 2001년 7월 협정을 체결한 뒤 약 14년간 통화스와프를 유지해 오다 지난해 2월 전면 중단됐다. 이후 금융안전망 강화 차원에서 스와프 계약을 다시 맺어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사진)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한-일 재무장관회의’[사진=기획재정부]

올 1월 취임한 유 부총리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미국 기준금리 인상 등 가능성에 대한 대책으로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재개 등 통화스와프 확대를 생각해볼 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 부총리는 이어 지난 18일에는 “요즘 같은 국제경제 상황에서는 한미든 한일이든 통화스와프가 촘촘하게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 24일 아소 다로(麻生太郞)일본 재무상도 “한국 쪽에서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지난해 5월 2년 반 만에 한일 재무장관회의가 재개되면서 경제수장간 대화 채널이 복원된 데다 최근 양국간 긴장이 완화된 것도 이날 스와프 논의가 다시 시작되는데 긍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도 있다.

스와프를 중단할 당시 정부는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규모 등 한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이 양호한 만큼 통화스와프를 적극 추진할 필요성이 적다고 판단했었다. 한국은 이미 중국 등 여러 나라와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는 만큼 한일간 계약을 중단해도 문제가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올 7월말 현재 3714억달러에 이를 만큼 일본과의 통화스와프 여부가 미치는 국내 금융시장에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또 한국은 대외 충격에 대한 방어막으로 외환보유액 외에도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M) 체제를 통해 384억달러 인출이 가능한 다자 통화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하지만 통화스와프처럼 위기 상황에 대비한 안전장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특히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최근 금리 인상을 시사하는 발언을 하면서 스와프 재개 논의에 힘이 실렸다.

옐런 연준 의장이 최근 몇 달간 금리 인상을 위한 여건이 강화됐다고 발언한 후 연말에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가 예상되는 만큼 급격한 외화유출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한일간 통화스와프 재개가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한일간 통화스와프 재개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일 통화스와프 재개는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미국 금리인상 이슈로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때인 만큼 스와프 재개로 대비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도 “경제협력 강화 측면에서 한일 스와프 재개는 당연하고 바람직하다”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 연말쯤부터 시작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데 앞으로 대외 리스크가 굉장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금융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정책 차원에서도 양국이 좀더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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