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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충격적 자살 이유는?
-검찰 롯데그룹 비자금 수사에 압박감 컸던 듯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이인원(69) 롯데그룹 부회장이 검찰 수사를 앞둔 26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부회장은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그룹의 2인자로 통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돼 횡령·배임 혐의, 계열사 비자금 조성 의혹 등에 대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었다.

검찰은 롯데그룹이 계열사 간 자산을 거래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고, 이 과정에 이 부회장이 본부장을 맡고 있는 그룹 정책본부가 깊숙하게 개입했다고 의심해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정책본부는 그룹의 전반적인 경영과 주요사업을 관리하는 핵심조직이다. 검찰은 이런 정책본부가 신동빈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신격호 총괄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 등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 및 증여세 탈세 의혹 등에도 주요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6일 검찰 조사를 앞두고 자살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오른쪽)은 그룹 내 2인자로 불리며 이번 신동빈 회장 일가의 비리 의혹을 밝힐 핵심 인물로 분류됐다. [사진=헤럴드경제DB]

이 회장은 압박해오는 검찰의 수사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정책본부 소속 최고 임원이 잇따라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전날인 25일에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소환돼 강도 높은 수사를 받고 있었던 상황에서 자신까지 검찰 소환 통보가 날라 오자 압박감이 컸을 것이라는 게 주변의 판단이다.

자신의 검찰 조사 다음 순서로 신동빈 회장 등 오너 일가의 검찰 조사 수순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해결책으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 부회장은 1973년 호텔롯데에 입사해 40여년간 롯데맨으로 일해 왔다. 주요 요직을 거치며 신격호(94) 총괄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고, 2007년부터는 롯데 정책본부에 들어가 신동빈 회장을 지원했다. 2015년 잠실 ‘제2롯데월드’에서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해 여론이 악화됐을 때 ‘안전관리위원회 위원장’을 맡았고, 지난해 신동빈 회장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롯데그룹 투명성 논란이 심화했을 때는 롯데그룹 기업문화개선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해결사 역할을 도맡았다. 스스로가 롯데그룹의 산 증인으로서 목숨을 끊음으로써 증거를 없애려 시도한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의 배경이다.

사고 직후 이 부회장의 차에서 발견된 유서에는 “롯데 그룹 비자금은 없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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