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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부채 대책 파장] ‘시장 못 죽인다’ 고민한 정부…전문가는 “양극화 가속 우려”

  • 기사입력 2016-08-25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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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위축 최소화 하려는 국토부 고민…수요중심 아닌 공급중심 시그널 효과
-태풍보다는 미풍…효과는 내년 이후
-PF 예비심사로 중견건설사 위축 우려. 가계대출과 무관…‘땜방정책’ 비판도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정부가 시장 충격을 줄이려 고민을 많이 했지만, 효과는 미지수다. 가계대출의 해결책은 경제소득성장이기 때문에 정책의 안착 여부에 따라 양극화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주택공급 조절 카드를 꺼내 든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양극화 가속화 우려를 표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청약시장 착시현상에서 가계대출의 해답으로 내놓은 정책에 대한 물음표는 여전했다.

정부 정책에서 시장 양극화는 빠라질 가능성이 크다. 안정적인 자산을 선호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이른바 ‘돈 되는 곳’에는 돈이 쏠릴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몸값이 하루가 다르게 뛰고 있는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의 인기는 꾸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철거 전 개포주공3단지 모습.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공공택지 공급물량 인허가 전 단계에서 조절하겠다는 정책 자체는 공급자 중심의 접근이라는 목소리가 컸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앞서 택지지구를 줄인다는 이야기는 있었지만, 그간 늘어난 민간 분양 물량이 시장 과열 요인이었다”며 “집단담보대출이 가계부채의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고, 부실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주택공급을 줄인다는 측면도 가계부채 해소의 해결책이 되기엔 모자라다”고 분석했다.

공공택지는 축소보다 꾸준히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택지 물량 조절을 실패한 것도 주택 가격 널뛰기의 원인 중 하나”라면서 “주택공급 축소보다 공공물량을 지금부터라도 일정하게 꾸준히 공급하는 게 시장 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 주택 정책을 선제적인 공급과잉 가계대출 억제가 아닌 일종의 시그널이나 경각심을 주려는 목적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수요조절보다는 공급조절로, 공급과잉 우려와 중도금 대출 규제에 대한 신호탄 정도로 인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재당첨 금지 등 강력한 카드가 아니므로 시장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택공급을 줄여 공급과잉과 가계부채를 줄이겠다는 정부 정책의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2018년까지 예정된 입주 물량에는 큰 영향이 없고, 수요자 중심보다 공급자 중심의 위축이 점쳐져서다. 다만 분양권 전매제한 등 강력한 후속 규제의 가능성을 열어 장기적인 안정세로 이어질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사진은 위례신도시 전경. [사진=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6월 누계 인허가는 전국 35만500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증가했다. 올 하반기에도 공급물량 축소는 요원하다. 함 센터장은 “분양가 책정된 단지가 아닌 인허가 단계에서 예비심사를 통해 조절한다는 것은 내년 이후 과잉공급의 연결고리를 끊겠다는 것”이라며 “2018년까지 예정된 70만 가구의 입주량은 줄지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정책의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은행권에 손을 벌려야 하는 무주택자들의 근심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력을 갖추지 못한 수요자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사는 “보증 건수 2건 제한과 보증기관 90% 부분보증으로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강화돼 결국 대출 수요는 2금융권으로 쏠릴 가능성이 크다”며 “수요자 입장에선 금리 부담이 커질 수 있고, 청약을 넣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위험성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의 로드맵은 보증기관(주금공ㆍHUG)이 90% 부분보증을 하고 나머지는 은행이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분담한다. 여기에 PF 대출보증 신청 요건을 강화하면 건설사가 짊어질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 간 양극화는 불가피하다.

이남수 팀장은 “건설사 신용등급에 따라 PF 대출보증 금리도 달라지는 데, 중견건설사들은 힘들어질 게 당연하다”며 “공급량이 당장 감소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대기업 쏠림현상을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교언 교수도 “좋은 입지와 자금력과 마케팅 노하우가 많은 대형건설사가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밖에 없다”며 “정책의 적절성을 떠나서 지방시장과 소규모 건설사에 미칠 부작용이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이후 일부 지방에서 미분양으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가 고개를 드는 가운데 정책의 효과를 당장 확인하기는 힘들다. 추가적인 공급조절 유도 방안이 필요한 대목이다. 허윤경 박사는 “이번 정책이 태풍이 될 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개포3단지의 성공적인 분양 소식이 대표적인 예다. 돈이 되는 단지는 여전히 흥행을 이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함영진 센터장은 “소득심사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등은 시세차익 목적에서 여러 채 분양권을 가진 수요를 단계적으로 거르자는 의도”라며 “수요 위축보다는 공급을 줄이는 과정에서 양극화 현상이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장 전반과 실수요자에게 도움이 되는 후속대책 필요성도 제기된다. 심교언 교수는 “시장 자체가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정부가 나서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재연하지 않기 위해서는 단기적 시그널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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