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ㆍ박병국 기자]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처리가 여야 모두 당초 마지노선으로 꼽았던 22일을이틀 지난 24일까지도 교착상태다. 추경 협상과 맞물린 조선ㆍ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의 증인 채택 문제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최경환 지키기’를 고수하고 있다. 서별관회의의 핵심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겸 새누리당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 출석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야성(野性) 지키기’로 추경 협상의 빗장을 풀지 않고 있다. 최ㆍ안 두 인사의 증인 출석 없이는 추경 처리도 없다고 강경 일변도의 입장이다. 국민의당은 중재안을 내놓았지만, 제 1, 2당이 팽팽하게 맞선 상태에서 ‘캐스팅 보트’가 무력하다. 이번 추경 협상으로 여야 대립 뿐 아니라 제 1ㆍ2야당끼리의 선명성ㆍ주도권 경쟁이 변수가 된 ‘3당체제’이 한계가 드러났다는 평가다.

추경 관련 3당 협상에 참석해온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4일 열린 당정협의를 통해 “기획재정ㆍ정무 위원회 연석 회의 형태의 청문회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최경환ㆍ안종범 두 인사의 증인 출석 반대 입장은 여전히 고수했다. 국민의당은 증인 채택이 여야 합의로 이뤄지지 않으면 대신 기재ㆍ정무위 연석청문회를 개최하자는 중재안을 내놓은 상태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일단 의견 접근을 이룬 셈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우리당은 증인채택과 예결위를 병행해서 일괄타결안을 제안했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 수용되어서 추경은 추경대로, 청문회를 청문회대로 이뤄지길 소망한다”며 “새누리당에서 우리당이 제안한 기재ㆍ정무위 합동(연석)청문회를 수락했다고 한다, 상당히 긍정적 평가가 나와 있고 더민주 원내지도부도 김관영 수석(부대표) 보고에 의하면 어느 정도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나 더민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최경환ㆍ안종범의) 증인 채택 없이는 청문회ㆍ추경처리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에서 “추경안이 하루빨리 처리됐으면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천문학적인 국민 세금이 아무데나 펑펑 쓰이고 아무렇게나 부실 운영되어도 상관없다는 전례가 만들어진다면 대한민국 국민들 누가 성실하게 세금 납부하겠느냐, 정부여당이 부담 있더라고 실세들 설득을 해서청문회 출석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증인 합의만 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밤을 세워 수일 안에 바로 통과시킬 준비 되어있다”고 했다. 증인 채택에 양보가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새누리당과 국민의당이 일단 의견접근을 이뤘지만, 예결위 위원장을 김현미 더민주 의원이 맡고 있어 추경안 통과가 양당만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관영 국민의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양당만으로 추경안처리가 가능하냐는 질문에 “그렇게 할 수는 있지만 예결위원장이 더민주에 있어서 불가능하다”고 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새누리당이 예결위 위원장이면 (추경안 처리 심사를) 재개할 수 있는데, 더민주가 끝까지 반대하면 처리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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