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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중진 “靑에 목소리 내라” 이정현 “보이지 않는 바람도 있다“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새누리당 중진의원들이 24일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정현 대표를 향해 불만을 나타냈다. 이 대표는 “바람은 보이지 않지만 늘상 작용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이날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당 대표 및 최고위원ㆍ중진의원 연석간담회에 참석한 주호영 의원은 “당정청이 협력해야 할 일이 있고 목소리를 내야 할 일이 있는데 지도부에서 그런 문제를 심각하게 숙고해달라”고 말했다. 주 의원은 8ㆍ9 전당대회에 비박계 단일 후보로 출마해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주 의원은 ”이기고도 지는 싸움이 있고 지고도 이기는 싸움도 있다“며 “지금 언론 1면에 계속 나오는 우병우 수석 문제가 이기고도 지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당이 민심을 제대로 반영해서 정리하고 있는지 걱정이 앞선다”며 “내년 정치일정에 선거가 많은데 우리는 국민만 보고 국민의 뜻을 전하고 받들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민심을 반영해 우 수석의 사퇴를 청와대에 요구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같은 비박계인 나경원 의원도 “당이 다양한 목소리를 담아내 시끌시끌하고 여러가지 의견이 나오는 것 또한 당이 해야 할 역할이고, 또 당에 필요한 모습”이라며 “당의 지금 모습이 국민 목소리를 담아내는 데는 안타까움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를 전면 비공개로 진행하고 청와대에 침묵하는 등 민감한 현안에 언급을 꺼리는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나 의원은 “이 대표의 호남 민심 행보 등은 좋지만 지금 국민이 가장 관심 있는 현안 등에 대해 조금 더 당의 다양한 목소리가 표출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최고위원과 중진의원들의 발언을 듣던 이 대표는 “여당은 여당의 역할이 있고 야당은 야당의 역할이 있다”며 “여당(의원)은 추호의 (의심의) 여지도 없이 누가 봐도 저 사람은 여당 소속이라는 데 의심 없을 정도로 정부와 공동책임의식을 갖고 공조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편으로 129명이나 되는 (여당) 국회의원이 입법부 소속이기 때문에 삼권분립의 한 축으로서 비판과 견제 또한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데, 그 방법은 방송 출연이든 SNS를 통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얼마든지 표출하고 있다”며 자신이 당의 언로를 억제한다는 지적에 해명을 내놨다.

이어 “당 대표로서 당신이 (청와대에) 쓴소리를 하냐, 얘기를 제대로 하냐고 말하지만, 벼가 익고 과일이 익는 것은 보이는 해와 구름, 보이는 비만 있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때로는 벼와 과일을 익게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바람이고, 바람은 보이진 않지만 늘상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말씀 올린다”라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할 말은 안 한다는 지적에 언짢은 기색을 보이며 자신을 보이지 않는 바람에 빗대 표현한 셈이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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