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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SLBM 기습발사] ‘사드 무력화’ 남남갈등 노려…北 SLBM은 ‘다목적 미사일’
해저로 은밀하게 접근해 타격
요격미사일 방어 사실상 불가능
한미일 공조에 맞선 협상카드 활용
수중 킬체인 대응론 떠오를듯


북한이 24일 오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전격 발사한 배경에는 지난 22일부터 열린 한미연합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에 대한 반발성 성격과 함께 사드 무력화를 노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월 9일 SLBM 시험발사를 한 지 약 한 달 보름여만에, 한미 군 당국이 UFG 연습을 시작한 지 이틀 만에 SLBM을 다시 쐈고, SLBM은 500여㎞를 비행해 실전배치에 임박한 수준으로 기술적 진전이 이뤄졌음을 과시했다.

SLBM은 해저로 은밀하게 접근해 기습 타격할 수 있는 첨단 공격수단이기 때문에 요격미사일로 방어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격미사일로 요격하려면 발사된 적 미사일의 속도, 궤적, 방향 등의 탐지정보가 필요하다. 그런데 SLBM은 목표물에 근접해서 타격하기 때문에 이런 탐지정보 분석에 필요한 시간 확보가 어렵다.

현재 북한 탄도미사일 방어를 위한 주한미군 사드 배치로 남한에서 큰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사드를 무력화할 수 있는 SLBM 카드를 꺼내들어 남북관계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김동엽 교수는 “이번 북한의 SLBM 발사가 갖는 가장 큰 의미는 사드 무력화”라며 “SLBM이 500㎞를 비행하는 수준에 도달했고, 이걸 다시 잠수함에 실어 발사하는 상황을 가정하면 사드는 아무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잠수함이 은밀히 남해상으로 침투해 SLBM이 남해상에서 발사되면 북쪽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정보를 탐지하는 사드 레이더는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이렇게 되면 사드보다 더 높은 고도에서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SM-3 요격미사일 역시 의미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 역시 비슷한 견해를 보였다. 정 실장은 “사드는 SLBM에 대한 대응능력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사드의 한계가 이번에 분명히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SLBM 발사로 사드를 무력화시킨 북한이 한국, 미국, 일본의 공조에 맞서 협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의 이번 SLBM 발사는 다차원적 목적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며 “일단 SLBM 발사로 한미연합훈련 등에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사는 성공으로 보인다”며 “세계에서 소수의 나라만 보유할 정도로 전략적 목적이 큰 SLBM을 북한이 보유했음을 과시해 북한이 중국, 러시아 등과 한미일 동맹을 압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잠수함의 은밀성에 더해 SLBM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할 경우 북한의 SLBM은 기존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재앙 수준의 위협이 될 거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북한의 지상 미사일의 도발원점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킬체인’ 구축에 이어 수중 킬체인까지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킬체인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징후를 보일 때 해당 지역을 선제 타격해 무력화시키는 작전개념으로, 우리 군은 2020년대 초반까지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군은 향후 5년간 킬체인 구축에만 5조4000억원,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구축에 2조5000억원 등 총 7조9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그러나 북한의 SLBM이 실전 배치되면 킬체인은 사실상 무력화된다. 이에 따라 북한 잠수함 대비용 ‘수중 킬체인’ 구축 필요성이 제기된다.

수중 킬체인은 북한 잠수함이 동해안 신포와 원산, 마양도, 퇴조 등의 잠수함 기지에서 출항할 때부터 수중 기동단계까지 정밀 감시해 격침한다는 내용의 작전개념이다. 수중 킬체인 구축에는 킬체인 이상의 천문학적 예산이 필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군사 전문가는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을 장시간 추적할 수 있으려면 핵추진 잠수함이 필요하다”며 “북한의 SLBM이 실전배치 수준에 도달했기 때문에 핵추진 잠수함 건조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한ㆍ김우영 기자/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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