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북한이 24일 오전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 미사일(SLBM) 1발을 시험 발사했다. SLBM은 동북방으로 날아 일본 방공식별구역(JADIZ)을 80㎞ 정도 침범한 해상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SLBM은 현재까지 북한이 진행한 시험발사 중에서 가장 먼 500㎞를 비행, 북한이 수중사출 기술에 이어 비행기술까지 상당 수준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SLBM을 발사한 것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지난 두번의 발사에서는 비행기술이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것으로 봤지만,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군 당국은 당초 SLBM 실전배치까지 2∼3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번 시험발사 성공으로 1∼2년 내 실전배치도 가능할 것으로 우려된다.

北 SLBM, 깊은 바다서 발사…‘사드’ 탐지·요격 어려워

관심은 한미 양국이 경북 성주에 배치하기로 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이 SLBM 을 요격할 수 있느냐다. 군사 전문가들은 해저 잠수함에서 언제 어디서 발사될지 알 수 없는 SLBM의 특성상 사드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요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국내에 배치될 사드의 사격통제용(TM) 레이더는 전방 120도 범위 공중에서 적의 미사일이 목표물을 향해 하강하는 ‘종말 단계’에 진입할 때 이를 포착한다. 사드가 북한이 지상에서 발사하는 단거리·준중거리 미사일 요격을 위해 북쪽을 지향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 잠수함이 동해로 깊숙이 침투해 발사하는 SLBM은 TM 레이더의 탐지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사드가 배치될 성주는 동해안과는 약 100㎞ 떨어져 있어 동해 먼바다에서 북한이 발사하는 SLBM을 조기에 탐지·추적하고 요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사드의 SLBM 요격은 상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군사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이 지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은 한미 양국 군이 최첨단 정보자산으로 발사 준비 단계부터 추적할 수 있지만, 깊은 바다로 후방 지역에 침투한 잠수함이 갑자기 쏘는 SLBM의 경우 비행 단계에서 포착해 요격태세를 갖추려면 시간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설명이다.

일부에선 바닷속에서 적의 잠수함을 무한정 추적할 수 있는 핵잠수함이야말로 북한 SLBM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핵잠수함이 SLBM을 탑재한 잠수함을 실시간 추적해 발사 징후를 포착하는 즉시 격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