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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체 인근 식당가는 벌써부터 김영란법
- 기업체 인근과 관공서 지역 음식점들은 벌써부터 3만원 미만 식당으로 변신중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국밥집 할매가 가격 맞춘다고 깍두기 빼는 거 봤어요? 근데 그런 상황이 오고 있어요.(웃음)”

김영란법 시행일을 한달여 앞두고 접대자리가 많은 대기업, 관공서 인근 식당들은 김영란법에 맞추기 위해 제품 가격을 내리고 있다. 한정식 집에서는 반찬 가지수를 줄이고, 중국음식점에서는 식사와 요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3만원짜리 세트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여러 식당이 몰려 있는 경우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하다. 한 가게가 식품 가격을 내리면 ‘도미노처럼’ 인근에 있는 식당이 가격을 내린다. 아직 제 가격을 유지한 경우에도 앞으로 가격을 내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영란법의 정식명칭은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이다. 공무원, 정치인, 기자와 교직원은 업무 관계자가 업무를 목적으로 만난 관계에서 일정액 이상 향응과 접대를 받으면 법에 의해 처벌을 받는다. 식사대접은 3만원까지, 선물은 5만원, 경조사비는 10만원을 넘어선 안된다.

광화문에 위치한 A 한정식집은 3만원 미만 세트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매장에서 판매하는 가장 저렴한 한정식은 3만2000원. 2000원 차이로 김영란법에 저촉된다. 이 매장은 나물을 몇 개 빼고, 고기반찬의 양을 줄여서 2만원대로 한정식 가격을 낮추려고 한다.

이 매장 관계자는 “3000원을 낮출 수 있도록 한정식에서 뺄 수 있는 식품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경영진 중에 ‘가게의 자부심을 지켜야 한다’는 분들이 있어 아직 가격을 내리지 않았다“면서도 ”조만간 회의를 거쳐 가격이 내려간 한정식을 선보일 것 같다”고 했다.

서울의 B구청 앞에 위치한 퓨전한정식집C는 젊은 공무원들이 많이 찾는 ‘구청 인근 맛집’이다. 점심에도, 저녁에도 손님들이 많이 찾는 이 매장의 인기메뉴는 3만5000원짜리 퓨전코스다. 푸짐한 양과 맛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김영란 법이 시행되면 상품 가격을 내리고 양을 조금은 줄일 예정이다. 조금이라도 김영란법에 저촉될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다.

이 가게를 운영중인 이영춘(57) 씨는 “한식은 식품 가지수가 많아 애초에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도 “일부 식품을 빼서 가격을 내리기도 쉽다는 뜻”이라고 했다.

이씨는 “국밥 메뉴에서 깍두기가 빠지면 안되는 건데, 김영란법 때문에 워낙 다급하니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우리 매장의 강점은 푸짐한 양인데, 양을 줄이면 사람이 찾아 올까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최근 D그룹 지하에 위치한 식당들도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가격을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지하상가에 위치한 식당들은 삼성 임직원과 출입 기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이곳에 있는 E식당의 경우 최근 각종 정식메뉴를 3만원과 2만7000원~2만9000원 선으로 내렸다. 인근 고기집도 4만원이 넘던 식품 가격을 2만원 선으로 내렸다. 인근 자장면집에서도 식사와 탕수육 등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3만원 미만 세트가 나왔다.

zzz@heraldcorp.com



사진 = 헤럴드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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