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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 ‘유승민’IOC 선수위원 당선 “한국 스포츠 발전에 힘 보태겠다”
-문대성 이어 한국인 두번째 쾌거


“너무 떨려서 발표장에도 못갔어요. 한국 스포츠 발전에 힘 보태겠습니다.”

2004 아테네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34·삼성생명 코치)이 태권도 문대성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됐다.

유승민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선수촌 프레스룸에서 발표한 선수위원 투표 결과에서 후보자 23명 중 2위를 차지해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유승민은 가장 많은 득표를 한 펜싱 브리타 하이데만(독일)과 수영 다니엘 지우르타(헝가리), 육상 장대높이뛰기 스타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과 앞으로 8년의 임기 동안 IOC 선수위원으로 활동한다.

한국인으로서는 두번째 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유승민.

유승민에 앞서 문대성이 2008년 베이징올림픽서 처음으로 IOC 선수위원에 선출됐다. 문 위원은 그러나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직무가 정지됐고 임기도 리우올림픽 폐막과 함께 끝난다. 자칫 한국 IOC 위원이 없어질 위기에서 유승민이 기적처럼 당선됐다. 삼성 이건희 회장이 IOC 위원이지만 병상에 있어 활동을 할 수 없는 처지이기 때문이다.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참가 선수들이 직접 투표를 통해 뽑는다. 지난달 24일부터 17일 자정까지 투표가 진행됐다.

IOC 선수위원은 일반 IOC 위원과 동등한 자격과 권리, 의무를 갖는다.

총회에서 결정하는 각종 사안에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고 동·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올림픽 종목 결정에도 직접 참여한다. 당장 내년에 열리는 2024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결정에도 참여하는 등 국제스포츠계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유승민은 작년 12월 국내선발전에서 역도 장미란과 사격 진종오를 제치고 대한체육회(KOC)의 IOC 선수위원 후보로 선정됐다. 당시 체육회의 결정은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국제적인 인지도에서 장미란과 진종오에 미치지 못한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승민은 뛰어난 영어 구사능력으로 경쟁자들보다 월등하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한국 대표로 나섰지만 국제 경쟁자들의 면면이 만만찮았다. ‘미녀새’ 이신바예바부터 일본의 육상 영웅 무로후시 고지, 미국프로농구(NBA) 선수 루이스 스콜라(아르헨티나) 등 어느 때보다 전 세계 유명 선수들이 즐비했다.

인지도와 존재감은 떨어졌지만 유승민은 진심을 담아 선수들을 만났다. 대회 전부터 일찌감치 선수촌에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적극적으로 외국 선수들에게 다가갔다. 후보자들 가운데 가장 열심히 선거 운동을 한 후보로 평가받았다. 결국 유승민은 하이데만(1603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1544표를 얻었다.

유승민은 “발로 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매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선수들을 기다리며 인사를 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인사를 하다 보니 자기에게도 힘이 됐다고 이야기하는 선수도 있었다. 진심이 전해지다 보니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당선될 수 있었다”고 소개하며 “사실 당선에 대한 기대가 적어 부담도 적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대표로 나와서 어설프게 선거 운동을 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유승민은 아테네올림픽 당시 문대성과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선수위원에 대한 꿈을 키웠다며 “우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IOC와 평창조직위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8년 뒤엔 정식 IOC 위원이 되는 꿈도 갖고 있는 유승민은 “‘선수 유승민’은 눈빛이 날카로운 사람이었지만 ‘행정가 유승민’은 따뜻한 눈빛으로 모든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범자 기자/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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