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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존의 공습 ①] 폭염 보다 무서운 오존, 올해 주의보발령 6배 늘었다
-오존주의보 발령 잦아 …무더위+뿌연하늘에 ‘숨 헉헉’

-서울지역 올해 오존주의보 발령 26회…지난해 6배 수준

-전문가 “기후변화ㆍ경유차 주요원인…앞으로 더 올수도”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이젠 ‘오존’이다. 폭염과 열대야로 인해 여름철 건강관리에 비상등이 켜진 가운데, 오존 역시 경계령이 떨어졌다. 폭염으로 지친 심신이 오존의 위협으로 더욱 축 처지게 됐다.

서울시는 지난 16일 14시 기준 서울 서남권역에 오존주의보를 발령했다. 오후 2시 현재 시간당 오존 농도는 강서구 0.123ppm이었다. 오존주의보는 대기 중 오존 농도가 1시간 평균 0.12ppm 이상일 때 발령된다. 세시간 뒤인 오후 5시 오존주의보는 해제됐지만, 시는 당분간 오존으로 인한 피해 예방을 당부했다.
[사진설명= 올해 유난히 서울시에 오존주의보 발령(26회)이 집중되면서 폭염 만큼이나 여름철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오존주의보 발령 전광판 옆을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지역 오존 농도가 올해엔 유례없이 치솟아 ‘여름철 암살자’ 오존에 대한 경계령은 걷히지 않고 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8월 현재까지 서울지역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는 26차례에 달한다. 지난해(4차례)에 비하면 6배 이상의 수치다. 오존이 올해들어 유독 ‘길고 굵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대기를 떠도는 오염 물질이 강렬한 자외선과 반응하며 오존이 짙어지고 있는 탓이다.

실제 올해 서울지역 첫 오존주의보 발령은 5월17일로, 작년보다 24일이나 빨라졌다. 오존주의보 발령은 8월까지 2013년 18회에서 2014년 23회로 증가했다가 지난해 4회로 확 줄었다가 올해 다시 증가세를 보였다.

오존주의보는 특히 절반 가량(13회)이 시민들 외출이 늘어나는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에 발령돼 위기의식을 높였다.

지난해까지는 8월 들어서면서 오존주의보가 뜸해졌지만 올해는 이달에만 벌써 8차례가 발령됐고 앞으로 더 발령될 수 있어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8월 오존주의가 발령된 경우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3회에 그쳤지만 올해는 8회이나 된다는 데 뭔가 시급한 개선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눈에 띄게 오존이 기승을 부리는 원인으로 무더워진 날씨와 ‘경유차량의 증가’를 꼽고 있다. 오존의 주요 구성물인 ‘광화학 스모그’는 고온도ㆍ저풍속 기후에서 경유차량이 많을수록 발생량이 빠르게 증가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또 여름철 편서풍이 불면서 ‘중국발 오존’의 영향도 간접적으로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서울지역 최근 5년간 5~7월 도심 평균 온도는 계속 높아지는 반면, 평균 풍속은 꾸준히 감소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내 5~7월 기준 평균 온도는 23.1도로, 2011년 같은 달 기준(21.5도)보다 1.6도 가량 높다. 올해 평균 풍속은 5~7월 2.2m/s로, 5년 전(2.6m/s)보다 0.4m/s 줄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오존주의보 발령이 잦은 이유는 온도는 높고, 평균 풍속이 약해 대기가 정체된 현상이 계속되기 때문”이라며 “태풍과 같은 기후변화가 없다면 앞으로도 주의보는 몇차례 더 발령될 수 있다”고 했다.

미세먼지와 마찬가지로 경유차량의 증가도 또다른 요인으로 거론된다. 박종길 인제대 대기환경정보연구센터 소장은 “광화학 스모그는 주로 디젤 경유차 등의 배기가스에 든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자외선에 노출되면서 생성된다”며 “이같은 경유차량 증가는 오존의 폭발적 발생을 유도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국발 오존도 주범 중 하나다. 서울시 관계자는 “오존 생성에 관련 있는 건 질소산화물”이라며 “우리나라의 20~30배에 달하는 질소산화물이 고기압을 따라서 이동되면서 오존으로 형성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다만 오존은 장거리를 이동할 수 있는 물질이 아니기에 중국에서 직접적으로 흘러들어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이 약해진 점도 한 요인으로 지적되면서 당분간 오존경계령에서 시민들이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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