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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 - 임득문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 인공지능과 기업가정신
지난 1956년에 열린 다트머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에서 미국의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 교수는 인공지능이 체스 챔피언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이로부터 41년이 지난 1997년에는 결국 인공지능 ‘딥블루(Deep Blue)’가 체스 세계챔피언을 이겼고, 드디어 올해 들어 바둑만큼은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기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을 뛰어넘고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천재기사 이세돌을 이겼다.

이제 인류는 인공지능의 위력과 잠재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미 관련 정보가 널리 알려져 있고 정형화된 데이터 연산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사람이 인공지능을 따라갈 수 없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아직까지 경험하지 못한, 그래서 학습하지 못한 문제에는 취약하다. 알파고도 프로그램에 입력되지 않은 새로운 수에는 연이어 실수를 하다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의 창의적이고 직관적 판단에는 인공지능도 무력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인공지능은 기업가정신을 어떻게 이해할까. 인공지능이 기업을 경영하면 사람보다 더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

기업가정신의 상징적인 인물인 아산 정주영 회장은 “이봐, 해봤어?”라는 말로 도전정신과 창의성을 강조했다. 아산은 서산간척지의 마지막 물막이 공사 중에는 기상천외한 폐유조선 공법으로 방조제를 완성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주베일 산업항 공사에서는 필요한 철 구조물의 국내 조달을 위해 한국에서 사우디아라비아까지 해상로를 따라 무려 1만2000㎞를 끌고 가기도 했다. 이런 의사결정은 아산의 대담한 도전과 창의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 데이터나 축적된 지식이 부족한 상황에서 직관과 창의를 바탕으로 의사 결정을 내린 것이다. 

과연 인공지능이라면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인간의 창의적인 한 수에 포기를 선언한 것처럼 아산의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결정 앞에서 항복을 선언했을지, 아니면 인공지능 역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대안을 제시할 수 있었을지 자못 궁금하다.

잘나가는 중견기업, 대기업도 처음에는 작은 중소기업에서 시작했다. 2015년 기준 상장기업 중 중진공의 정책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은 코스피에 71개 기업으로 9.3%, 코스닥은 586개 기업으로 51.8%, 코넥스에서는 73개 기업으로 78.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창업 초기 중소기업을 인공지능이 평가했다면 결과는 어땠을까. 실적과 재무정보가 부족해 평가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을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다. 기업인의 열정과 도전정신, 기술성과 사업성 등 연성정보까지 고려해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는 영역이다. 기업가 정신, 창의적인 혁신은 아직까지 인간만의 전유물이다.

제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따라 새로운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대량생산에 의한 제조 중심의 산업영역에서 지식기반의 신기술 융합이 주도하는 새로운 영역으로 산업구조는 변경될 것이다. 제4차 산업혁명에서 뒤쳐지지 않도록 인공지능 기업가정신을 유도하고, 보다 더 적극적으로 창업과 벤처를 활성화시켜야 할 때다.

임득문

중소기업진흥공단 부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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